혈세 2000억 영산강 강변도로 개통 5개월 만에 곳곳 ‘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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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3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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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강변도로가 개통 5개월만에 곳곳에서 지반 침하현상이 발생해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뉴스1
영산강 강변도로가 개통 5개월만에 곳곳에서 지반 침하현상이 발생해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뉴스1
전라남도가 ‘명품 드라이브 코스’를 내세우며 2000여 억을 들여 건설한 영산강 강변도로가 개통 5개월 만에 곳곳에서 지반 침하현상이 발생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3일 영산강 강변도로를 운행한 운전자들에 따르면 도로 10여 곳의 노면이 푹 꺼지거나 솟아 오르는 요철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차량이 심하게 흔들리고 급제동을 일삼아 교통사고 위험이 제기된다.

나주 영산에서 무안 몽탄까지 34㎞의 구간 중 지반침하현상은 주로 무안군 몽탄면 이산리 H펜션부터 봉산리까지 약 4㎞ 구간에서 산발적으로 반복해서 확인되고 있다.

운전자들은 지난 8일 집중호우가 내린 뒤 침하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폭우가 내리기 전에도 군데군데 침하현상이 있었으나, 큰 비가 내린 후 부터는 훨씬 많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곳을 지나다 사고가 날 뻔 했다는 운전자 A씨는(46·무안군 몽탄면)는 “화물차에 짐을 싣고 도로를 달리던 중 침하구간을 지나다 차가 크게 요동쳐 짐을 쏟을 뻔했다”면서 “개통한 지 몇 달 되지 않았는데 너무 쉽게 도로가 주저앉은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변도로로 매일 출퇴근하는 B씨는 “평소에도 조금씩 요철 현상이 있었는데 폭우가 내린 뒤 훨씬 심해져 운전에 큰 방해가 된다”면서 “연약지반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도로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라남도가 건설한 영산강 강변도로는 국비 1845억 원과 도비 206억 원 등 모두 2051억 원을 들여 8년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치고 지난 3월 11일 개통했다.

교량 8개소, 터널 1개소를 포함한 34㎞ 길이다. 2차로 9.5m에 3.5m 자전거도로를 포함한 폭 12.5m로 설계속도는 시속 60㎞다.

미 개통 구간 중 무안 몽탄에서 일로 구간 4.7㎞는 400억 원을 들여 곧 개통하고, 남악까지 13.2㎞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실시설계 중이다.

지반 침하현상과 관련, 전남도는 “자연재해나 부실 시공은 아니다”면서 시공사가 자발적 시정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침하현상이 많지 않았으나 이번 비가 내린 후 침하된 곳이 많아졌다”며 “원래 연약지반의 구조물 양쪽으로 침하현상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허용 침하량보다 많은 곳이 침하된 것으로 확인돼 바닥이 마르는 대로 보수 공사를 실시할 방침”이라며 “부실시공에 따른 하자 보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무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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