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물류창고 화재 생존자 “4~5차례 무너지는 듯한 굉음 들렸다”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1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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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물류센터 화재 현장을 방문에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 2020.7.21/뉴스1 © News1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물류센터 화재 현장을 방문에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 2020.7.21/뉴스1 © News1
“차안에서 창문을 닫고 구조대가 올때까지 클랙슨(경적)을 계속 울렸어요.”

21일 발생한 경기 용인시 SLC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구사일생한 A씨는 화재 당시 다수 인명피해가 난 지하 4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펑’ 소리와 함께 화염이 치솟았고 지하 4층에는 검은 연기가 들어찼다.

A씨는 연기를 피해 자신의 화물차에 올랐고, 모든 창문을 닫았다. 연기가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화물차 밖에서는 무엇인가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4~5차례 들렸다.

A씨는 자신이 속한 사무실 직원에게 전화해 고립된 상황을 전파했다. 사무실 직원으로부터 119구조대가 왔다는 말을 듣고, ‘내가 여기 있다는 말좀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런 후 비상등을 켜놓고 계속 경적을 울렸다. 40여분뒤 구조대의 후레쉬(손전등) 불빛을 보았고, 그는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불의 시작 지점은 지하4층에 있던 냉동탑차로 추정됐다. 냉동탑차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시작됐다는 게 소방당국의 추정이다.

이 불로 지하 4층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중상이다.

화재 당시 물류센터에는 근로자 69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59명은 자력 대피했다.

지하 4층에는 오뚜기와 JOPNP(물류업체) 등 2곳이 입점해 있으며, 사상자 모두 이들 업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이날 오전 8시29분께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0분만에 대응1단계를 발령했으며, 오전 9시10분 대응2단계로 대응 단계를 격상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소방서 5~9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으로 화재 규모에 따라 대응 1~3단계로 발령된다.

현장에는 지휘차 등 장비 76대와 인력 190명이 투입됐다. 큰 불길은 오전 10시30분께 잡혔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지하5층~지상4층으로 연면적 11만5000㎡ 규모다. 지난 2012년 건축 허가됐고 2018년 12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는대로 경찰·고용부·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용인동부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용인동부서 형사 29명, 피해자 보호팀 10명,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 안전반 5명,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 18명 등 62명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용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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