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중 하나 백수” 채용시즌 무색…청년 체감실업 ‘역대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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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6일 07시 28분


2020.7.8/뉴스1
2020.7.8/뉴스1
올 하반기 채용시즌이 시작됐음에도 청년실업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사실상 ‘주변 청년 넷 중 하나는 백수’인 수준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충격이 신규 구직세대인 20대에 편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성세대의 도움 없이는 자칫 미래세대의 날개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전 세대에서 1년 전보다 2.0%포인트(p) 오른 13.9%로 집계됐다.

이 중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률이 26.8%로, 전년동월대비 2.2%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사상 가장 높은’ 청년 체감실업률이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5월(26.3%)에도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는데, 이번에 또 최고치를 쓴 것이다.

단순히 역대 최고라는 점에만 주목할 문제가 아니다. 지표상 청년 체감실업률은 전 연령 대비 2배 정도 높은데다가, 증가세까지 더욱 가파른 편이다.

◇채용시즌에 오른 청년실업…고령층, 정부 덕에 선방

이 같은 청년실업 증가는 올 초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던 청년들이 최근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점차 경제활동을 재개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올 5~6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청년 구직활동과 채용면접이 다소 활발해지며, 청년 실업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우리 노동시장은 3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쉬었음’ 인구가 폭증하는 등, 감염 우려에 대비한 자발적인 경제활동 자제 분위기가 상존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반 년째에 접어들며 그러한 분위기가 다소 흐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언제까지나 경제활동을 접어둘 수만 없는 청년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들면서, 쉬었음 또는 구직단념 인구가 경제활동인구로 넘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청년 실업률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6월 청년 실업률은 10.7%로, IMF 외환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있던 1999년 6월(11.3%)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심지어 구직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연령층인 20대 후반(25~29세) 실업률은 10.2%로, 1999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나빴다.

이처럼 청년 고용부진이 두드러지는 동안, 상대적으로 선방한 연령대는 아이러니하게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6월 취업자 수는 60대 이상(33만8000명)에서만 증가세를 나타냈다. 15~29세 청년(-17만명)·20대(-15만1000명)·30대(-19만5000명)·40대(-18만명)·50대(-14만6000명) 등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취업자가 줄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 재개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마음 아프다”지만…채용 지원대책은 ‘아직’

청년실업 문제는 기업의 채용 문을 넓혀가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 시점에, 기업들은 기존 인력을 유지하기도 벅찬 상태다.

정부조차 코로나19 고용대책의 제1 주안점을 ‘기존 고용유지’에 두고 있다. 기업이 현 고용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휴업수당을 지원해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금까지 정부가 실시한 대책의 가장 큰 기둥으로 평가된다.

아쉽게도 청년채용 확대를 위한 노력은 제3차 추가경정(추경)예산에 반영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등이 거의 유일하다는 평가다.

디지털 일자리, 일경험 지원 등 청년 11만명 채용 지원을 위한 예산은 3차 추경에서 7963억원으로 확정됐지만, 이들 사업은 아직 본격 시행되기 이전이다.

기업들이 채용에 나설 여건을 정부가 발 빠르게 받쳐주지 못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6월 고용동향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청년층의 고용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마음 아픈 부분”이라고 적었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하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 5월 상용직 채용은 26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2.9%(3만9000명)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경제원구원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4곳 중 1곳은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거나(19.0%), 아예 없애겠다(8.8%)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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