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 식중독’ 안산 유치원 압수수색…이재정, 인터뷰 논란에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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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시의 A유치원을 경찰이 29일 압수수색했다.

학부모들이 전날 A유치원의 박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한 지 하루 만이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 20분경 A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보내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과 급식 관련 자료 등을 임의제출 받았다. 경찰은 유치원 측과 협조를 받아 유치원 내부에 설치된 CCTV 12대의 녹화 자료와 급식 납품업체 거래 장부, 음식자재 내역 등 자료 32건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치원 측에서 해당 자료를 임의 제출하기로 해 사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유치원 학부모 7명은 28일 박 원장이 간식 보존식 6건을 고의로 폐기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소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집단급식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은 사용된 음식재료를 144시간 동안 보존해야 하는데, 이 유치원에서는 이달 10~15일 간식 보존식을 보관하고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 자료를 분석해 박 원장이 고의로 간식 보존식을 폐기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급식 관련 장부를 전부 분석해 유치원의 고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에 대한 조사는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2일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A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현재까지 58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 21명 가운데 원아 16명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학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3시간여 만에 사과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낮 12시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산의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과 관련해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간식이 보존식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다. 이는 식품위생법의 규정과 유치원의 업무 매뉴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저의 큰 잘못”이라고 적었다.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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