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한번도 안한 한양대 교수, 결국 해촉…‘보강’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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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3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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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에서 강의를 맡은 A교수가 22일 수강생들에게 보낸 메시지.(독자 제공)© 뉴스1
이번 학기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에서 강의를 맡은 A교수가 22일 수강생들에게 보낸 메시지.(독자 제공)© 뉴스1
이번 학기 대학원에서 맡은 강의에서 대면·원격수업을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수업을 하지 않아 논란을 부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소속 한 교수가 결국 겸임교수직에서 해촉됐다. 하지만 23일부터 수강생 대상 보충강의는 직접 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을 파행 운영한 책임이 있는 교수에게 다시 보충강의를 맡긴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제보 자체를 문제 삼거나 언론에 반박하기 위해 수업을 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학기 한양대 융합산업대학원 디자인학과의 ‘브랜드패키징’ 강의를 맡은 에리카캠퍼스 소속 A교수는 수업을 하지 않은 채 기말 리포트로만 성적 평가를 하려 한 사실이 전날 뉴스1 보도로 드러난 이후 겸임교수직에서 해촉됐다.(관련기사: [단독] ‘코로나 핑계’ 대면·온라인 한번도 수업 안한 교수님)

융합산업대학원 관계자는 “(A교수에게) 다음 학기부터 수업을 맡기지 않기로 했다”며 “서류상 징계 절차를 밟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원 차원에서 논의한 결과로 앞으로 수업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교수는 브랜드패키징 강의의 수업 결손분을 직접 메우고 떠날 예정이다. A교수는 전날 수강생들에게 수업계획서를 보내고 23일부터 7월 14일까지 녹화 강의를 바탕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7월14일에는 대면 방식으로 기말고사까지 치른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날 융합산업대학원 행정팀도 해당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1학기 수업보강 동의서’를 발송했다. A교수가 브랜드패키징 보충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니 학번과 이름을 적어 동의 여부를 밝혀달라고 안내했다.

융합산업대학원 관계자는 “A교수가 직접 보충강의를 하겠다는 뜻을 전해와서 학생들의 동의를 거쳐 진행하게 됐다”며 “기말고사까지 보고 평가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과제물 제출 등 다른 방식으로 대체 평가를 받게 되며 이 과정에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교수의 강의를 들은 대학원생 B씨는 학교 측의 이같은 대응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B씨는 “보충수업을 하겠다고 한 A교수나 동의서를 발송한 학교 모두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데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없이 일방적으로 보충할 테니 동의해달라는 이야기만 반복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러 차례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가 나왔는데도 묵묵부답이었던 A교수가 인제 와서 강의 자료를 올리겠다는 것을 보면 교육에 대한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A교수는 전날 수강생들에게 보낸 단체 메시지를 통해 “등록금 반환의 이슈로 인해 뭐라도 꼬투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제보로 발생된 일인 듯 하다”며 “학교 측에서는 미실시한 강의를 모두 채워야 언론에 반박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면시험 출석여부는 개인의 자유고 출석에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에 제출한 리포트로도 대체가 가능하다”며 “본 사건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틀어만 놓아도 되니 강의 영상 시청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A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더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전화 끊겠다”고 말하고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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