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서 등교 전 자가진단 허위 답변 유도…교육청은 대책조차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6일 13시 10분


코멘트

"교사가 등교중단→가능 바꾸라 유도했다" 민원 제기
민원 잇따르자 공문 보내 "특정 답변 유도 금지" 안내
서울교육청 "이런 문제에 대해선 뾰족한 수가 없어"

서울의 한 학교에서 등교 전 학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을 확인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상의 자가진단에서 등교가 가능하도록 허위 답변을 유도한 일이 발생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알고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직업계 고등학교 교사가 나이스 자가진단 결과 등교중단 판정을 받은 학생에게 등교가능 결과를 받아내도록 허위 답변을 유도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유사한 민원이 다수 학생, 학부모로부터 제기되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0일 관내 초·중·고등학교 전체에 “학생에게 자가진단 참여 안내 시 특정 답변 유도 금지”를 당부하는 공문을 시행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실질적으로 모든 학교에 이런 현상이 있을 것이라 예상해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 자가진단은 학교 내 코로나19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부가 내놓은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등교하기 전 매일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의심증상인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후각·미각 소실 여부를 묻는다.

만약 증상이 있다고 답하거나, 가족 등의 해외여행이력이 있다고 답할 경우 ‘등교중지’ 판정을 받는다. 판정 결과를 들고 보건소 등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하는 형태다.

자가진단을 허위로 작성하게 유도하고 등교를 강제했을 경우, 실제 유증상자가 학교에 등교한 뒤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공문 시행 외에는 1달이 지나도록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조용훈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게 없는데 다시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학교 안 오게 하는 게 맞지, 그걸 다시 (등교중단이) 안 나오게 하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특정 답을 유도하게 하는 것은 문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