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눌러 쓴 창녕 계부, ‘혐의 인정하느냐’ 물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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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3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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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갈무리
사진=YTN 갈무리
경남 창녕에서 아홉 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한 의붓아버지(35)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이날 창녕에서 아동학대를 한 계부 A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경찰서 별관으로 연행했다.

A 씨는 흰색 마스크와 검은색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경찰서로 들어갔다.

A 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늦어진 건 A 씨가 자해 소동을 벌여 입원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학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사진=YT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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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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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목격자 등에 따르면 A 씨로부터 학대를 당한 B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경 창녕의 한 거리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B 양의 몸의 곳곳은 멍투성이였고, 손에 심한 화상을 입어 지문이 보이지 않았다. A 씨와 친모의 학대를 피해 집 밖으로 탈출한 것이었다.

B 양은 쇠사슬로 목을 묶이는 등의 학대를 당했다. A 씨는 쇠막대기와 빨래 건조대로 B 양을 때리고, 달궈진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욕조 물에 B 양의 머리를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B 양은 A 씨가 일을 나가고 친모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했다. 약 15m 높이의 경사진 빌라 지붕을 타고 옆집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탈출한 것이다.

경남 창녕에서 9살 초등학생 여아를 심각하게 학대한 계부 A씨(35)가 13일 오전 경찰에 연행됐다. 사진은 A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경남 창녕경찰서. ⓒ 뉴스1
경남 창녕에서 9살 초등학생 여아를 심각하게 학대한 계부 A씨(35)가 13일 오전 경찰에 연행됐다. 사진은 A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경남 창녕경찰서. ⓒ 뉴스1
경남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현재 B 양은 건강을 회복 중이다. 불안정했던 심리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11일 병원에서 퇴원한 B 양은 아동쉼터로 거쳐를 옮겼다. 보고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B 양의 표정은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B 양을 보호 중인 박미경 경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B 양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집중 치료를 받아 현재 신체적인 상흔이라든지 아이가 아팠던 곳은 어느 정도 치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병원에서 나오는 음식을 굉장히 잘 먹었다.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는 몸무게도 늘었다”며 “어두운 행동은 크게 없고 목소리도 낭랑하게 자기 의사를 잘 얘기한다. 인사성도 밝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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