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끼고 시험지 배부·마스크 쓰고 ‘낑낑’…고3 시험 풍경

뉴스1 입력 2020-05-21 15:52수정 2020-05-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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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구로구 경인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등교 개학 이틀째인 21일 전국 고3이 올해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에 돌입한 가운데 교사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시험지를 배부하고,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문제를 푸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험 풍경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30분 경기 수원 조원고등학교 3학년10반 담임교사는 마스크와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로 시험지와 OMR답안지를 학생들에게 일일이 배부했다. 맨 앞줄에 앉은 학생에게 건네 주면 차례차례 뒤로 넘기던 예년과는 달랐다.

학교는 안내 방송으로 “우여곡절 끝에 시험을 치르게 됐으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 바란다”는 격려와 함께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조원고등학교 3학년 208명도 마스크를 눈 바로 밑까지 올려 쓰고서 문제 풀이에 돌입했다. 전국적인 자신의 위치를 처음으로 알게 되는 중요한 시험인 만큼 귀마개까지 착용하고서 집중해서 잘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학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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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다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사고가 일어났지만, 이날도 학생들은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마스크 항시 착용’이라는 글씨를 커다랗게 인쇄해 교실 문에 붙여 놓고 학생들에게 안전을 위해서는 꼭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고 지도하는 교사도 있었다.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한 거리두기도 시험 날에도 계속됐다.

전북 전주 호남제일고등학교는 학생 1명을 중심으로 앞뒤좌우를 모두 비워 두고 띄엄띄엄 배치했다. 등교할 때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체크를 한 데 이어 시험 시작 직전에도 교사가 비접촉식 체온계를 들고 다니면서 학생들의 체온을 한 번 더 확인했다.

교문 밖 10m 밖 도로까지 서로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하는 스티커를 1m 간격으로 붙여놓은 학교도 있었다.

학생들은 등교 개학 이튿날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 데 대해 다소 긴장한 분위기다. 중요한 시험인 것을 알지만 집중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학생도 있었고, 원격수업을 듣던 때의 생활습관을 고치지 못해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 고3 학생은 “평소에 10시간 넘게 자다가 5시간 자고 나오니까 너무 졸리다”며 “모의고사를 보다가 잠 들지 않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다른 고3 학생도 “온라인 개학 때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모의고사에는 관련 내용이 다 들어 있다”며 “생각보다 더 문제가 어려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학교의 등교 중지 결정 때문에 집에서 학평을 치르게 된 인천 지역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인천 고3인 나는 첫 정식 모의고사가 ‘6월 모의고사’가 됐다. 인천만 빼고 성적을 산출한다니 서럽다”(해****) “나도 학교에서 학평 보고싶다. 인천에서 태어난 게 무슨 죄인가”(밍****) 등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등교 전 매일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하는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결과 때문에 학평을 치르지 못하게 된 경우도 발생했다.

한 고3 학생은 “자가진단에 인후통이 있다고 체크했더니 병원에 가라더라”며 “그냥 감기였고 모의고사는 못 보고 집에 박혀 있다”고 했다.

(서울·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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