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나온 김에 나들이…거리 쏟아진 인파에 ‘생활방역’ 멈칫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6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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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당일인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투표소 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1m 간격 유지에 무증상 자가격리자 투표시간 조정 등 갖은 노력을 했으나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연남동 철길공원)에는 20~30대 젊은 층 유권자들의 봄나들이가 이어지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당일인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투표소 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1m 간격 유지에 무증상 자가격리자 투표시간 조정 등 갖은 노력을 했으나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연남동 철길공원)에는 20~30대 젊은 층 유권자들의 봄나들이가 이어지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총선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방역전선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투표 이후 곳곳에서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돼 자칫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정부가 논의 중인 ‘생활방역’ 전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전례없는 대규모 감염병 속에 치러진 선거답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유권자 행동수칙’을 제시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또 투표 종료 이후에도 바로 귀가와 불필요한 모임, 외식, 여행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행동수칙에는 Δ투표소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받고 손소독제로 소독 후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하기 Δ투표소 안·밖에서 다른 선거인과 1m 이상 거리두기 Δ투표소 안·밖에서 불필요한 대화 자제하기 Δ발열증상 등이 있는 경우 임시기표소에서 투표 후 보건소 방문하기 등이 담겼다. 아울러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에게도 1시간40분간 외출을 허용해 투표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명 미만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총선을 기점으로 재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히 정부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 비율 5% 미만으로 낮아지면 생활방역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 추세라면 생활방역 전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날에는 곳곳에서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날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홍대입구역, 경의선 숲길공원 등에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부터 휴일을 즐기는 20~30대 시민들로 넘쳐났다. 5호선 여의나루역 등 한강변 역시 봄기운을 느끼는 상춘객 인파로 빼곡한 모습이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거주하는 A씨(31)는 “예년만큼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코로나 시국인지 모를 정도였다”며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니 집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투표를 위해 나온 사람들이 외출한 김에 나들이를 즐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거리두기는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앞서 각 지자체들이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주요 벚꽃길을 차단하며 통제에 나선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미 포천에서는 지난 11일 사전투표 뒤 지역주민과 대화를 나눈 6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대화를 나눈 주민이 먼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여성도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파된 사례다.

선거날 사람들이 곳곳에 몰리며 감염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로 인해 생활방역 전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염 후 최대 잠복기 14일 동안 현재의 안정적인 환자 추이를 유지한다면 코로나19는 안정적으로 통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일상으로의 복귀 시점이 더욱 늦춰지게 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폭발적 발생은 방역당국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고 국민들도 잊어선 안 된다”며 “최근 감소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방심 말아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달라진 일상으로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해외입국, 가족접촉 등 감염의 원인은 계속 남아있는 상황으로 아직 안정기라고 할 수 없다”며 “현재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도 아직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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