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PC방發 집단감염, 왜?…쓰고 또 쓰는 ‘마이크·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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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노래방에서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갈 곳 없어진 학생들이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위험이 증대된다고 판단된다면 노래방·PC방에 대한 영업금지 행정명령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2020.3.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노래방에서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갈 곳 없어진 학생들이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위험이 증대된다고 판단된다면 노래방·PC방에 대한 영업금지 행정명령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2020.3.11/뉴스1 © News1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를 비롯해 전국 곳곳의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가운데 상담사들이 공동사용하는 마이크와 키보드 등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의료계 지적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PC방, 노래방 등 밀폐된 다중이용시설도 ‘공간’뿐만 아니라 ‘기기’로 인한 감염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12일 감염 전문가들은 콜센터와 PC방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실내 방역이 이행되고 있지만, 얼굴에 밀착해 사용하는 마이크와 손으로 만지는 키보드 등의 기기를 철저히 소독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콜센터는 밀폐된 공간에 1~2m 남짓한 간격을 두고 상담원들이 하루 종일 전화상담을 하기 때문에 비말을 통한 감염 위험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상담사들이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마이크가 교대 근무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키보드 역시 공용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통한 감염위험도 심각하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콜센터 업계에 따르면 통상 콜센터 상담원들은 하루 3~4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한다. 이때 상담원들은 전임자가 근무하던 자리에 그대로 앉아 사용하던 기기들을 그대로 사용하며 근무를 한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하더라도 손으로 마이크와 키보드를 만지고, 이후 식사나 휴식시간에 얼굴을 만지면 그대로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형태다.

국내 한 대기업 콜센터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 상담사가 밀집해 앉아있다는 점이 자꾸 부각되는데, 그렇게 치면 지하철, 버스는 바이러스 온상지 수준 아니냐”면서 “진짜 문제는 사용하던 기기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인데, 우리같은 대기업 콜센터는 개인별 마이크를 지급하고 키보드 소독 등을 실시하지만 영세 콜센터는 개인별 기기 지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교수는 “아직 연구결과가 확실히 나온 것은 아니지만 (마이크, 키보드와 같은) 무기물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짧으면 10~20분, 길면 3~4시간 정도 생존한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곳은 이런 기기 공동사용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개인별 기기로 교체하거나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PC방과 노래방의 집단 감염 역시 같은 원리라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 PC방의 경우 콜센터와 같은 형태의 헤드셋 마이크를 사용하는데, 입과 코 근처에 닿아있는 헤드셋 마이크를 공동 사용하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노래방의 경우 마이크에 씌우는 1회용 커버가 있다지만, 마이크 손잡이와 탬버린 등에 붙어있는 바이러스가 손에 묻어 이용자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콜센터와 PC방, 노래방 모두 밀폐된 공간에서 대화나 노래 등을 통해 비말이 많이 나오는 공통된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그 외에도 기기들을 재사용하면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침투하는 위험도 매우 높기 때문에 해당 업장은 기기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이용자들도 당분간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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