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병상 없다” 숨은 의료 영웅이 전한 ‘지금 대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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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8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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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야근 근무자와 교대해 병실로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 News1
2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야근 근무자와 교대해 병실로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 News1
“의료인이 부족한 대구 등 현장에 자원봉사를 떠난 분들에게 감사하다. 진정한 영웅이시다.”(문재인 대통령)

28일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22명을 돌파한 가운데, 이중 약 65%(13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는 지금 ‘코로나 포비아’에 휩싸여있다.

날마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대구지만, 의료 봉사를 위해 대구로 향하는 의사들의 온정이 대구를 밝히고 있다. 아쉬움은 ‘부족한 병상’이다.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대구 의료봉사에 자원한 의사는 58명에 달한다. 이중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부회장은 ‘오늘이 며칠인지’를 되물을 정도로 대구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 News1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 News1
◇“병상이 없다…병원 입원 절차, 2015년 메르스 기준 바꿔야”

방 부회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부터 전했다. 가장 부족한 것은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이다.

그는 “대구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질본)의 방침대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 자체가 2015년 메르스 당시에 만들어진 기준”이라며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 중증 확진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없다”고 호소했다.

방 부회장의 말처럼 전날(27일) 대구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대기 중이던 74세 남성이 자가격리 상황에서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것.

여기에 지난 26일에는 한 대구시민이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대구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란 제목의 청원을 통해 “신천지와 해외여행자가 아니면 폐렴 확진을 받고도 입원할 수 없다. 도와달라”는 장문의 글을 올리는 등 병상 부족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고령자 등에 대해 최대로 파악해 입원을 우선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제한적이다.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해서 마음이 무겁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 부회장은 “병상이 없다 보니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로 중증 환자를 이송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연수원이라든지 정부에서 보유하는 지자체 시설들에서 경증 환자들을 관리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권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환자를 병원 외 시설에 격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질본 지침상 환자는 병원에 입원, 치료하게 돼 있다”며 “여러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하고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 우리 시민들을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의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보호구를 벗은 의료진의 옷이 땀에 흠뻑 젖어 있다. © News1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보호구를 벗은 의료진의 옷이 땀에 흠뻑 젖어 있다. © News1
◇“선별진료소 추가는 발 빠른 대처…의료진 보호장구 배려 필요”

대구 현장에 머물며 2주간 환자들을 돌보는 방 부회장은 중대본과 대구시의 노력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15개인 선별진료소에 더해 29일부터 새롭게 임시선별진료소가 16개 오픈한다고 들었다. 아울러 환자 현황에 따라 추가로 선별진료소를 늘린다는 얘기도 있다”며 “이 부분은 발 빠른 대처이자 잘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대구시는 수성구에 도입된 ‘드라이빙 스루’ 등 시설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 등 선별진료소의 검체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방 부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의료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마스크’에만 초점이 맞혀져 있는데, 의료진의 ‘방호복’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전날 3000장을 지원받았고, 추가 3000장도 지원받을 예정이지만 기본적인 의료인들의 보호장구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현장에 나간 의사들의 보호 장비가 부족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계속해서 의사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안전도 정부 차원에서 더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58명이지만 더 많은 의사들이 대구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뜻을 모았다. 방 부회장은 “의사협회를 통해 자원봉사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상당수 의사들이 대구로 오기 위해 스케줄 조정을 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의사협회 측도 의사들의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사협회 전체 회원에게 직접 신청이 가능하게끔 풀을 조성하고 있다”며 “당장 대구 외에 경북과 이외 지역으로도 자원봉사가 가능하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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