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고 가세요’…이천시민, 조용한 메시지로 우한교민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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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2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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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장호원에서 편히 쉬고 가십시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비드·COVID-19)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던 우한교민과 그 가족 140여명이 12일 아침 김포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경기 이천의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주변 곳곳에 이들을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가 보였다.

우한 교민들이 이동하게 될 영동고속도로 이천IC에서 장호원까지 도로 20여 곳에 걸려 있는 이 플레카드는 이천지역 60여개 시민단체 연합체인 미래이천시민연대가 붙인 것이다.

시민연대 최병재 대표는 “우한교민들께서 낯선 곳에 오셔서 심신이 불안할 것 같다고 생각 돼 속히 안정을 찾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플래카드를 게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가 이들의 임시 생활시설로 지정한 이곳 현장은 이날 새벽부터 경찰의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벽 시간대부터 국방어학원 정문 앞에는 취재진들이 모였고 경찰도 곳곳에 배치됐지만 주변 마을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황1리 등 국방어학원 주변 마을도 인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9시께 국방어학원 입구쪽 상가와 버스 환승 센터에는 군인 2~3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뿐 주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현장에 파견된 경찰은 4개 중대 320여명으로 알려졌다.

대신 시민들은 ‘편히 쉬시다가 건강하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우한교민 여러분 환영합니다’, ‘복숭아의 고장 청정지역 장호원에서 편히 쉬다가 건강하게 귀가 하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국방어학원 정문 앞 등 이천시 곳곳에 걸고 조용히 환영의 뜻을 전했다.

지역주민들은 최근 정부와 지자체와 중앙정부와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방역차단에 최선 다해달라”는 주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관계자들의 확답을 얻어 큰 마찰없이 우한교민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의 3차 전세기는 전날(11일) 오후 8시39분께 인천공항을 출발, 이튿날 오전 6시23분께 140여명의 우한교민과 그 가족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60여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국적의 가족을 현지에 두고 올 수가 없거나 중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꾸린 사업체를 방치할 수 없어서 1·2차 전세기 때 탑승을 자발적으로 포기했던 재외국민들과 중국인 가족들이다.

현재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 인근에 마련된 임시 검역소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있는 중인 가운데 5명이 우한폐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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