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현금상자 턴 외국인 3인조 출국 확인…인터폴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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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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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2400여만 원이 들어있는 현금상자를 털어 달아난 외국인 3인조가 이미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 정선경찰서는 범인들이 사건 발생 후 약 6시간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들이 입국에서 출국까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수배 요청을 했다. 또 이들이 세계 곳곳의 카지노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털이범 전력자들인지 인터폴에 조사를 의뢰했다.

홍콩인 남성 1명과 페루 국적의 남녀 등 3명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7일 오후 3, 4시경 차례로 카지노에 들어왔다. 이어 게임을 하는 척하며 시간을 보낸 이들은 6시 55분경 슬롯머신기 내 현금상자를 만능키로 꺼낸 뒤 미리 준비해 간 가방에 넣어 유유히 사라졌다. 실제 범행에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2명이 몸으로 슬롯머신기를 가리고 1명이 현금상자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렌터카를 타고 강원랜드에 왔던 이들은 갈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렌터카는 강원랜드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이들이 탄 태국행 비행기는 8일 0시 24분 이륙했다.

이들이 사용한 수법은 국제범죄조직이 해외 카지노에서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머신기에 현금을 넣고 게임을 하면 잔액이 현금 대신 이지티켓이 나오는 점을 악용했다. 이지티켓은 현금 카운터나 ATM기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들은 구석진 곳에 있는 슬롯머신기에 현금 200만 원을 넣은 뒤 1, 2차례 게임을 하고 잔액 199만여 원을 이지티켓으로 받아 현금으로 교환했다. 다시 같은 슬롯머신기에 현금 200만 원을 넣고 잔액을 이지티켓으로 돌려받는 수법을 수차례 반복했다. 해당 슬롯머신기에는 이들이 채워놓은 현금이 차곡차곡 쌓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적 범죄 조직으로 보기에는 피해액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이들의 수법이나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을 보면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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