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슬롯머신 현금박스 털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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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페루 국적 등 외국인 3명… 현금 넣고 티켓 반환방식 악용
2400만원 상당액 훔쳐 달아나… 만능키 이용해 박스 뜯어낸듯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외국인들이 슬롯머신 속 현금상자를 털어 달아났다.

9일 강원랜드와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55분경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30, 40대 외국인 3명이 슬롯머신 속 현금상자(빌스테커)를 뜯어내 통째로 들고 도망쳤다. 상자 안에는 현금과 이지티켓 등 총 2400여만 원이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지티켓은 슬롯머신에서 게임을 한 뒤 잔액이 있을 경우 현금 대신 나오는 티켓이다. 돈으로 바꾸거나 다시 슬롯머신에 투입해 게임할 수 있다. 강원랜드 측은 2400여 만 원 대부분이 현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들은 주위 시선을 피해 구석진 슬롯머신기를 2명이 몸으로 가리고 1명이 현금상자를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로 뜯어낸 흔적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만능키 등을 활용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슬롯머신기에 현금을 넣은 뒤 잔액이 이지티켓으로 나오는 점을 악용했다. 200만 원을 현금으로 넣고 한두 차례 게임을 한 뒤 잔액 199만여 원을 이지티켓으로 찾아 현금으로 바꿨다. 다시 같은 슬롯머신기에 현금 200만 원을 넣고 이지티켓으로 찾는 수법을 수차례 반복했다. 해당 슬롯머신기에는 이들이 채워 놓은 현금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해당 슬롯머신기는 이상 신호음과 경보등이 울렸지만 주위 소음에 묻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강원랜드는 이날 오후 8시 24분경 도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렌터카를 타고 카지노에 왔으며 달아날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경찰은 카지노 출입 때 제시하는 여권을 토대로 이들이 홍콩인 남성 1명과 페루 국적 남녀 2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위조 여권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출국 가능성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기법상 현재로선 위조 여권 여부와 이들의 동선 등을 밝힐 수 없는 단계”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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