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선월드와이드, “저 내년에 학교가요!”… 최빈국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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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아동 소원 들어주는 ‘버킷리스트 캠페인’부터
극빈층 경제적 자립 돕는 ‘빈곤 졸업 프로그램’까지
인도적 사업 활발히 펼치며 아프고 가난한 사람 구제

6살 된 지슬린 군(왼쪽)이 공책과 연필을 든채 학교에 갈 생각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6살 된 지슬린 군(왼쪽)이 공책과 연필을 든채 학교에 갈 생각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프리카 동부의 부룬디에 사는 지슬린 군(6).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내년이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준비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어서다. 그는 한때 영양실조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국제인도주의단체인 ‘컨선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가 지원에 나서면서 그는 건강을 되찾고 희망도 생겼다.

부룬디의 또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싱글맘 바이올렛 씨(45). 그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살 길이 막막했다. 5년 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폐허나 다름없는 집에서 11명의 아이들과 생활해야 했다. 마땅한 소득원도 없어 하루 한 끼 식사도 버거울 정도였다. 그나마 감자나 바나나, 카사바 잎(열대지방의 구황식물)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게 전부였다. 그 결과 아이들은 뼈만 남은 채 영양실조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주위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부룬디는 인구의 80%가 극빈층일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다.


■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다

절망적이었던 바이올렛 씨의 삶은 2년 전 극적인 반전을 이룬다. 컨선월드와이드가 지원하는 ‘빈곤 졸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바이올렛 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현금과 비즈니스 교육을 받은 뒤 바나나를 팔았고,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저축했다. 그렇게 한푼 두푼 모은 5만5000부룬디 프랑(약 3만4000원)으로 생전 처음 염소를 샀다. 시간이 지나고 요령이 생기자 바나나 판매량은 증가했고, 살 수 있는 가축은 염소 5마리, 소 1마리, 돼지 1마리로 늘어났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사업 규모를 키울 생각에 이웃들에게 돈을 빌린 뒤 트럭 한 대를 빌렸다. 차를 이용해 매주 좀 더 먼 주변지역으로 나가 바나나를 팔기 시작했다. 여기서 생긴 수익금 중 일부는 돈을 빌린 이웃들과 나눴다. 나머지는 꾸준히 저축을 했고, 목돈이 만들어지면 인근 땅을 매입했다. 마침내 일정 규모의 땅을 확보하게 되자 바이올렛 씨는 커피나무 400그루를 심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의 가족은 마침내 지긋지긋했던 가난에서 벗어나게 됐다. 아이들을 다시 학교에 보낼 수도 있게 됐다.

컨선월드와이드 관계자는 “최근 다시 만난 바이올렛 씨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며 “이제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 먹을 정도가 됐고, 가족들은 모두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바이올렛 씨는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살 곳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할 때 컨선월드와이드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빈곤졸업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발되면서 ‘제대로 해보자. 성공적으로 졸업해서 더는 구걸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이제는 행복을 되찾았다”며 활짝 웃었다.

■ 빈곤 졸업을 응원하다

컨선월드와이드가 운영하는 빈곤졸업 프로그램은 가난한 가정이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대 3년간에 걸쳐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부룬디의 3000개 극빈 가정이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모두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위원회를 구성해 지원 기준을 세운 뒤 대상 가정을 선발한다. 이어 모바일 현금 지급 등을 통해 기초적인 소비 활동을 지원한다. 세 번째 단계에선 돈을 쓰는 방법과 목표를 세운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관리하고 필요하면 지도도 해준다. 네 번째에는 합리적 소비와 저축 등을 통해 금융신용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지원 대상 가구가 시작한 소규모 사업이나 생계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자산 관리 방안을 모색해준다.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버킷리스트 캠페인’도 컨선월드와이드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의미한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버킷리스트를 조사하기도 했다.

이런 조사를 거쳐 선정된 지원 대상 아동 중 부룬디에 사는 조나단이 있다. 그의 소원은 ‘동생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함께 사는 것’이었다. 그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 모니카와 단 둘이 생활해 왔다. 동생은 영양실조로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 상태였다.

탄자니아에 살고 있는 벤자민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 갈 때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부모님의 일손을 도와야 했다. 벤자민은 매일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언젠가 자신도 학교에 가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말라위를 덮친 사이클론(열대성 폭풍)으로 한 순간에 집을 잃게 된 조셉은 언제 다시 무너질지 모르는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다. 그는 ‘튼튼하고 안전한 집에서 가족들과 다시 살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이처럼 다양한 아동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을 담은 버킷리스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빈곤졸업 프로그램을 통해 가난에서 탈출한 바이올렛씨가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커피콩을 보여주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빈곤졸업 프로그램을 통해 가난에서 탈출한 바이올렛씨가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커피콩을 보여주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 한국지부도 활발한 활동 이어가

이 밖에도 컨선월드와이드는 전세계 극빈지역 아동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에 따르면 극빈지역에서는 매년 영양실조로 아동 31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학교 대신 일을 하는 아이들이 7200여 명이나 된다. 1300만 명이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집과 재산을 잃고 힘겨워 하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1968년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지역의 기근을 해결하고자 했던 아일랜드 청년 존과 케이의 노력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최악의 기근이나 재해 현장에서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부는 2015년 설립됐고 ‘생명을 살리는 천일의 기적 캠페인’ 등과 같은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지부는 2017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에티오피아 소득증대 통합지원사업을 함께했고, 2018년에는 세계기아리포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대표는 “모든 사람이 균등한 기회와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며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앞선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인도적 사업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킷리스트 캠페인 등에 참여하고 싶다면 컨선월드와이드 홈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후원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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