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공존으로 반목과 대립 극복해야” 성탄미사 메시지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25일 01시 32분


코멘트
염수정 추기경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대축일 자정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9.12.25/뉴스1 © News1
염수정 추기경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대축일 자정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9.12.25/뉴스1 © News1
크리스마스를 맞은 25일 오전 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성탄 미사로 가장 먼저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성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시민들도 기쁘게 성탄절을 맞이했다.

명동성당은 이날 자정부터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를 열고 예수가 세상에 전한 사랑과 소망의 메시지를 함께 했다.

자정 미사에 앞서 24일 오후 10시30분에는 아기 예수를 말 구유에 안치하는 구유 미사가 열렸다. 명동성당 앞에는 말 구유에서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됐으며, 시민들은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전 0시부터는 성탄 미사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과 함께 경건한 분위기에서 미사가 진행됐다.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해 온 세상에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 ‘대화와 공존’의 노력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 간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며, 이러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데서 비롯한다”고 지적했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오늘날 세상에서 자신에게만 유용하고 득이 되는 것만을 찾는 세속적 태도는 결국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재물의 노예로 전락시킬 뿐 아니라 조화롭고 인도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하셨다”면서 “우리 신앙인 공동체는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도 사랑을 나눠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고 역설했다. 염 추기경은 “사회와 국민의 삶을 다루는 정치지도자들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지도자들은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 있고 끈기있게 대화를 지속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도자들은 특히 자신들의 이익보다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특히 가장 약하고 상처받고 힘 없는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 주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극진하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면서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며 복음을 맺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오후 12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구유 예절’을 하고 있다. 2019.12.25/뉴스1 © News1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구유 예절’을 하고 있다. 2019.12.25/뉴스1 © News1
미사를 드리기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매년 성탄절마다 아내와 함께 명동성당을 찾는다는 유모씨(65)는 “특별한 게 있어서 성탄미사에 오는 것은 아니고 그저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것이 좋다”면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조경희씨(35·여)도 “성탄절에 항상 언니들과 명동성당을 찾는다”면서 “올해에는 기도하는대로 일이 잘 풀렸다. 다가오는 2020년에도 기도하는대로 항상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사를 드리지 않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연인 사이인 홍용우-배윤지씨는 “신자는 아니지만 이곳 분위기가 좋아서 매년 온다”면서 “성가대 노래부르는 것도 보고 구유예절 행사도 구경하며 데이트를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성탄절인 이날 명동성당 외에도 서울 각지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할 예정이다. 오전 11시에는 가톨릭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빈민사목위원회 등의 공동 주최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일터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평화를 바라는 성탄대축일 미사’가 열린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