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찾은 ‘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 눈물바다…“여보 어딨어” 오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3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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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첫 독도 수색 현장 참관, "하루 빨리 찾아달라"

“하루빨리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23일 오전 8시 독도 소방 구조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이 모인 대구 강서소방서. 아침 수은주가 5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서소방서에 하나둘 사람이 모였다.

“실종자 수색 현장을 둘러보자”는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측의 권유에 독도 방문 채비를 마친 실종자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앞선 지난 17일로 예정된 독도 방문은 취소했다. 혹여나 실종자 수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31일 독도 해역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소방 헬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해경과 해군, 소방 등 수색당국이 발견한 수습한 실종자는 4명으로 아직 3명이 남았다.

김종필(46) 기장, 배혁(31) 구조대원, 응급환자 보호자 박모(46)씨다.

이날 독도 방문을 위해 강서소방서를 찾은 실종자 가족은 모두 9명이었다.

김 기장 가족 4명과 배 구조대원 가족 5명이다. 여기에 해경·해군·소방 관계자 8명도 합류했다.

이들은 28인승 대형버스로 대구공항으로 이동한 다음 대기 중인 공군헬기로 갈아탔다. 이들을 태운 공군헬기는 울릉도에 잠깐 멈춰서 배 구조대원의 아버지와 장인 2명을 더 태운 다음 독도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동단에 있는 독도가 보이자 가장 먼저 입을 뗀 사람은 김 기장의 아내였다. 그는 “여보 어딨어. 애들 왔어. 우리 이제 어떡해. 너무 보고싶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대구에서 출발한 지 3시간15분여 만에 독도 선착장 땅을 밟았다. 이곳은 사고 당일 소방헬기에서 내리고 탑승하는 실종자들의 마지막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곳이기도 했다.

이들 사이에서는 “어떡해” “바다 너무 춥잖아” “내 자식 어딨어”라는 대화가 오갔다.

그러자 배 구조대원의 장인은 “곧 찾을 거다”라며 가족들을 다독였다.

배 구조대원의 아내는 바닥에 주저앉아 “나도 데려가지. 같이 가자 오빠야. 왜 내 말 안 듣냐”라며 오열했다.

독도에는 실종자 가족을 태우기 위해 해경고속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해경고속단정에서 광양함으로 옮겨 탄 후 가장 먼저 함교를 찾았다.

해군 관계자의 실종자 수색 작업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광양함의 무인잠수정(ROV)을 활용한 수중 수색도 살폈다.

배 구조대원의 아버지는 “직접 눈으로 보니 (수색 당국이)고생이 많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한결 마음은 놓이지만 (실종자를) 못 찾는 게 안타깝다”라고 했다.

실종자 가족은 해군 관계자와 일일이 눈을 맞추며 “하루 빨리 가족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일부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떠올리며 흐느꼈다. 초점 없는 눈으로 바다를 멍하니 내다보거나 옆 사람을 부둥켜 앉고 토닥이는 실종자 가족도 있었다.

김 기장의 아들은 “마음이 답답하다. 아빠가 보고싶다”면서 바다를 한참 바라봤다.

[독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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