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로 난린데’…자제 요청에도 연수 강행한 고양시의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7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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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사육 중인 돼지를 모두 없애기로 결정한 경기 파주시와 인접한 고양시 시의원들이 비난 속에도 제주도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제주도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방문자제 요청을 받는 등 수모를 겪고도 연수를 강행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7일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30분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2박3일 일정의 국내 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정의당 등 여야 의원 12명이 모두 참석했다. 예산은 모두 650만원 가량이 책정됐다.

일정을 보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와 동백동산습지센터 방문, 15km 올레길 7코스 등으로 꾸려졌다. 마지막 날에는 우도 방문과 제주 전통시장 방문 등도 포함됐다.

특히 시의회는 제주도 산하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 센터장의 브리핑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 ASF가 확산국면에 접어들자 아예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ASF 발생 인근 지역인 만큼 센터에 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초 센터장의 브리핑도 무리하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국내 첫 확진 지역인 파주시와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김포시 사이에 위치해 대다수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방문 일정만 삭제하고 이날 오전 연수를 떠나면서 비난 여론을 키우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연수 일정에서 센터 일정만 제외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안가려면 전체 일정을 취소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센터장에게 브리핑 요구를 했다가 거절 당한 것도 모자라 아예 방문 자체를 자제해 달라는 수모를 겪고도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돼지열병은 나 몰라라 하고 연수를 떠난 고양시의원들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3기 신도시와 시의원들의 잇단 음주운전 등으로 국외연수 일정을 취소했던 만큼 간소화 해 국내 연수를 가자는 시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돼 추진하게 됐다”며 “일정도 외유성 보다 고양시에 접목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마련했고 의회 방향성과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연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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