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용의자 조사 ‘허탕’…경찰, 목격자 진술 확보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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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5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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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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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씨(56)가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나서면서 경찰 수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피의자 심문에 능통한 수사관과 프로파일러들이 속한 전담팀이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 방문 조사를 통해 이씨의 자백을 수차례 유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강호순의 자백을 받아낸 프로파일러 A(40)경위도 가세해 이씨를 추궁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낼 결정적 단서인 목격자 진술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이 찾는 목격자는 버스 안내양 엄모씨다. 엄씨와 함께 용의자 몽타주 작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버스 기사 강씨는 4년 전 암투병 중 사망했다.

이들은 1998년 9월 7일 발생한 7차 범행이 있은 직후 용의자의 얼굴을 가까이서 본 첫 목격자였다.

이들은 당시 조사에서 “사건 당일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옷이 흠뻑 젖은 남자가 현장 부근에서 버스에 탔다. 스포츠형 머리에 신장 165~170㎝, 오뚝한 코에 날카로운 눈매의 24~27세가량 남자였다”고 경찰에 진술했었다. 이들의 진술은 지금의 화성연쇄살인범의 몽타주가 만들어진 배경이 됐다.

경찰은 제3의 목격자도 찾아냈다.

9차 사건이 발생한 1990년 11월15일 사건 현장 인근에서 피해자 김모양(13)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양복 차림의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전모씨(당시 나이 41세)의 진술 내용을 당시 수사기록을 살피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7·9차 사건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씨의 DNA와 피해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이씨가 진범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당시 버스 안내양 엄씨가 진술한 범인의 나이와 31년 전 이씨의 당시 나이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도 주목하는 대목이다.

당시 화성사건을 지휘한 하승균(73) 전 총경은 “이 사건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얼굴을 본 유일한 목격자는 버스 안내양 엄양”이라며 “엄양이 이씨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다면 과거 버스에 탔던 범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특징을 기억해내 당사자 여부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목격자 엄씨와 연락이 닿아 수사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9차 사건 목격자인 전씨와도 접촉을 시도하며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 이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목격자들의 진술이 이씨의 진범 여부를 밝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화성사건 이전 발생한 7건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씨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서다.

앞서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5·7·9차 피해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하지만 이씨는 4차례 이뤄진 대면조사에서 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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