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일정 취소하고 “총력지원”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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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례 걸쳐 신속한 대응 촉구… 헝가리 총리와 통화 협조 당부
강경화 출국… 현지서 수습지휘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전 11시 45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을 소집해 가진 긴급대책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고 발생 반나절이 지나도록 실종자 구조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세 차례에 걸쳐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하라” “총력을 기울여라”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 문 대통령은 “국정원에서도 필요한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구성 등 첫 긴급 지시를 내린 시점은 이날 오전 8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오전 5시 45분경 외교부로부터 사고를 접수한 뒤 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으며 이후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정 실장의 대면보고를 받고 첫 지시를 내렸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점에 대해선 “위기관리센터에 사고가 접수된 뒤 최단 시간 내”라고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우수성과 공무원과의 오찬간담회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문 대통령이 오전 9시경 참모들과 가진 티타임 회의에선 간담회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문 대통령은 회의 직후 직접 간담회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강 장관은 이날 오후 11시경 헝가리로 출국했다. 강 장관은 사고 수습과 가족 지원을 현장에서 지휘한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에 외교부 장관이 당일 파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또 정부는 소방청 구조대 2개 팀을 포함한 1차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하고 세월호 구조 경험자로 구성된 해군 해난구조대(SSU) 1개 팀과 해경 구조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직원 등 37명의 신속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15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최정예 요원들로 구성된 긴급구조대를 파견했다”며 “실종자 구조는 물론이고 구조자 치료, 사망자 수습 및 유해 송환 등 후속 조치들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르반 총리는 “배 위치를 찾아 인양할 예정이며, 잠수부와 의료진 200명이 현장에 나가 적극적인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모든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다뉴브강 참변#대통령 총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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