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한지성 사망사고’ 법조인 분석은? “5가지의 가능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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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9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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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뉴스 캡처
사진=YTN 뉴스 캡처
배우 한지성 씨(29)가 사망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교통사고와 관련해 주변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지만, 사고 경위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많다.

손수호 변호사(법무법인 현재)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랙박스를 공개한 차량은 1차로로 주행했다”며 “영상에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 대화도 녹음되어 있는데, 영상을 보면 남편이 했던 말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에 대해 “영상을 보면 남편이 화단 쪽으로 급히 뛰어갈 때 이미 한 씨가 밖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차에서 내린 지 불과 10초 정도도 지나지 않아서 한 씨가 택시에 치였다. 남편이 길을 건너가는 도중에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씨의 남편이 길 건너는 과정에서 사고발생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 “남편은 아내가 왜 차를 거기에 세웠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사고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남편이 그렇게 말하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며 “거짓이 아니라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었거나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들을 추정했다. 그는 먼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인에 대한 추모 감정을 함께 섞어서 얘기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차량 고장 가능성이다. 다만 손 변호사는 “차량 고장이 있었다면 한 씨의 남편이 모를 리가 없다. 또 부부의 책임이 경감될 수 있는 건데 굳이 얘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한 씨의 음주운전 가능성이다. 손 변호사는 “2차로에 정차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그런 판단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혹시 음주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한 씨가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땅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게 혹시 음주로 인한 구토가 아닐까. 실제 블랙박스 대화 녹음을 들어보면 차가 지나간 다음에 뒤를 보면서 토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정확하게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구토하는 그런 자세와 유사하기는 했다. 다만 도로에 구토 흔적이 발견됐다는 그런 보도는 없었다”며 “따라서 남편과 한 씨가 운전 직전에 어디서 무엇을 누구와 함께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한 씨의 건강 이상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만약 구토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원인이 음주만 있는 건 아니다. 구토가 아니더라도 이상행동을 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한다”며 “부검을 통해서 지금 사망 시점 또 직접적인 원인을 확인 중이다. 음주나 약물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부 간의 다툼 가능성도 있다. 손 변호사는 “주행 중에 다툼이 있었고 그 상황을 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해서 급히 2차로에 정차하고 한 씨가 하차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만약 그렇다면 용변이 급해서 화단으로 뛰어갔다는 남편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건데 이 부분 역시 아직 뚜렷한 근거는 없다”고 했다.

마지막은 단순 부주의 가능성이다. 손 변호사는 “사실 운전을 하다 보면 굉장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납득이 갈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한 씨의 운전 경력, 면허 취득일, 사고 전력, 평소 얼마나 자주 운전하는지, 고속도로 경험은 있는지 등 종합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경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김포공항 IC인근에서 편도 3차로 도로의 2차로에 차를 멈추고 내렸다가 뒤따라오던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한 씨보다 조금 빨리 내렸던 남편은 경찰조사에서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보고 차량에 돌아오니 사고가 발생했다”며 “한 씨가 왜 하차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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