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 2만원 건넨 경찰…첫월급 타자마자 경찰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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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2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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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해당 사진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돈이 없어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취업준비생이 취업 후 첫 월급을 받자마자 당시 2만 원을 건네며 자신을 타일렀던 경찰관을 찾아온 사실이 전해졌다.

22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김모 씨(28)가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을 훔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김 씨는 닷새 전에도 해당 편의점에서 조각 케이크를 하나 훔친 사실까지 드러나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김 씨가 훔친 조각 케이크와 삼각 김밥의 가격은 총 4500원이었다.

당시 취업 면접을 준비 중이던 김 씨는 “생활고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를 하지 못해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강력2팀 이승동 경사(37)는 조사를 마친 뒤 지갑에서 2만 원을 꺼내 A 씨에게 건네며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입건했으나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처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사건은 종료됐다.

그 일이 있고부터 한 달여가 지난 17일 김 씨가 해당 경찰서를 다시 찾아왔다. 그사이 취업해 첫 월급을 타게 된 김 씨가 이 경사에게 돈을 갚겠다며 음료수까지 사 들고 나타난 것.

외근 때문에 경찰서에 없었던 이 경사는 통화에서 ‘마음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A 씨를 돌려보냈다.

이 사연은 집으로 돌아간 김 씨가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에 이 경사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김 씨는 해당 글에서 “일주일 넘게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저는 그만 부끄러운 나쁜 범죄를 저질렀다. 담당 형사님께서 ‘아무리 힘들어도 범죄는 안 된다’는 깊은 뉘우침을 느끼게 해줬다”며 “조사가 끝나고 딱히 벌이가 없던 제게 (이 경사가)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거라며 2만 원을 주셨고,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적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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