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산불 ‘화약저장소’ 덮쳐…경찰 ‘이송작전’ 덕 참사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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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5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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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속초산불 발화지 7km 인근에 ‘화약저장소’…하마터면 대형 폭발사고. 사진=동아일보
고성·속초산불 발화지 7km 인근에 ‘화약저장소’…하마터면 대형 폭발사고. 사진=동아일보
강원도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의 발화지점 인근에 화약저장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하면 대형 화약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5일 강원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고성·속초 산불의 발화지점인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부근은 화약전문업체인 고려노벨화약의 화약저장소와 불과 7km 떨어진 곳이었다.

당시 화약저장소 안에는 폭약 4884kg, 뇌관 2990발 등이 있었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이 화약저장소 인근까지 삽시간에 확산했다.

위험성을 인지한 경찰은 재빨리 화약저장소 안에 있던 화약류를 경찰서로 옮겼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화약류 이송 작전을 벌였다.

화마는 결국 화약저장소를 덮쳤다. 폭약류를 옮기지 않았다면, 대형 화약폭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경찰은 화약류를 고려노벨화약 태백공장으로 다시 옮겼다.

경찰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해당 화약저장소는 우리 측이 관리하는 곳이다. 고성에서 산불이 난 뒤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며 “산불이 속초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화약류를 옮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4일 오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화약류를 속초경찰서로 옮겼다. 청원경찰과 함께 화약류를 지키다 화약저장소가 불탄 것을 확인하고 고려노벨화약 태백공장으로 화약류를 이송했다. 곳곳에서 도로통제가 이뤄지고 있어서 이송이 완료된 시간은 5일 오전 3시30분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성·속초 산불은 전날 오후 7시 17분경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해 불길을 잡지 못했다. 불은 강풍을 타고 고성 해안가와 속초 시내 등으로 번졌다.

한국전력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화재는 전력차단장치인 개폐기와 고압선을 연결하는 리드선에 이물질이 날아와 부딪히면서 순간적으로 다량의 이상전류가 흐르면서 스파크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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