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쓰던 펜·손편지 팔아요”…학벌 활용 사업 아이템에 여론 ‘싸늘’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3월 25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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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캡처.
중고나라 캡처.
서울대의 한 창업동아리가 수험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서울대생이 사용한 볼펜 등을 판매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24일 서울대의 A 동아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나라'와 맘카페 등에 "수험생들을 위한 서울대생이 직접 쓴 응원의 손편지와 볼펜 판매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A 동아리는 "수험생들을 위해 저희 동아리원 및 그외의 서울대생들을 섭외해 좋은 기운을 전해드리고자 직접 손편지를 쓰고 공부할 때 사용한 펜을 판매하고 있다. 원래는 서울대 주변 고등학교 위주로 판매하려고 했지만 시장조사 겸 다른 곳에서도 이러한 수요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글을 올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구성품은 다이어리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 형태의 편지, 서울대 학생이 사용한 펜, 서울대 마크가 그려져 있는 신제품 컴퓨터 사인펜 등으로 구성됐고 세트 가격은 7000원이다.

A 동아리는 "해당 편지를 쓴 서울대생의 전공 배경은 랜덤으로 높은 등급컷 기준 선착순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 퍼지며 논란이 됐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수험생의 간절함 그렇게 이용하는 거 아니다", "재능 기부도 아니고 돈벌이를 하려는 게 놀랍다", "학벌주의 조장이다", "자의식 과잉", "학교 마크 걸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다니. 충격적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A 동아리는 판매 글을 삭제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A 동아리는 "이런 논란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저희의 생각이 짧았다"라며 "이번 학기에 '원데이 프로젝트'라고 학생들이 팀을 이루고 20만원 정도의 자본금 한에서 간단한 아이템 판매를 해보는 목적의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이 아이템은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벌주의와 서열주의가 충분히 큰 사회문제임에도 아이템 기획 과정에서 충분히 자각하지 못하고 서열주의와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것 같은 상품을 기획한 점, 대중적인 공간에 서울대 이름을 걸고 이익을 취하고 한 것에 크게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따끔한 질책을 받고 잘못한 부분을 바로잡도록 하겠다. 물의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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