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운전사고 3년새 2.5배↑…80대 후반 치사율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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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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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고령운전자 21.7% 증가…증가폭 해마다 늘어
주차하다 행인 덮치고 건물 돌진…도로 역주행까지

도로교통공단 자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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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 운전자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90대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가 3년새 2.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0대가 전체 운전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중(남자기준 12.6%)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예방책이나 운전 적성검사 기준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0대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131건으로 2015년(51건)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줄곧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229만4058명으로 고령운전자는 전체 운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그쳤지만, 2016년 249만2776명(8.0%), 2017년 279만2409명(8.8%)으로 해마다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고령 운전자 수가 3년새 21.7% 늘어난 셈이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0~84세 운전자가 가해자인 사고는 3년새 974건에서 1452건으로 약 50% 늘었고, 85~89세는 227건에서 301건으로 32.59% 증가했다. 사고 증가 비율이 운전자수 증가 비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고령으로 인해 인지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인명사고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일 9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지나가던 30대 여성을 덮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청담동의 한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유모씨(96)가 운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에 행인 이모씨(30)가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지난해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를 받아 적합 판정을 받았고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엔 경남 합천군에서 70대 운전자가 도로를 역주행해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정면충돌했다. 역주행을 목격한 다른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는 등 주의를 줬지만, 70대 운전자는 2.1km가량 그대로 역주행했다. 해당 운전자는 “역주행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는 83세 운전자의 승용차가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약국으로 돌진하는 사고도 있었다.

◇고령층 중 80대 후반 운전자 사고 때 치사율 높아
도로교통공단 자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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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일으키는 사고 비중은 낮은 편이다. 지난 2017년 교통사고(남성기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50대로 21.8%(16만4285건)를 차지했다. 이어 Δ40대 20.7%(15만6125건) Δ30대 20.1%(15만1235건) Δ20대 14%(10만5814건) 순이었다. 65세 이상은 12.6%(9만5035건)로 20대 이하 4.4%(3만3289건)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문제는 고령운전자 가운데서도 연령대가 높을 수록 피해자의 사망 확률도 높다는 점이다. 85~89세, 80대 후반의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의 치사율은 Δ2015년 10.6% Δ2016년 9.8% Δ2017년 10.6%을 기록해 10%대를 육박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이 발행한 ‘고위험군 운전자의 주요 사고원인 분석연구’를 보면, 고령화에 따른 인간의 인지 신체 기능의 저하로 안전운전의 필수적인 능력인 시력·청력·근력 및 손발 협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운전자들에 비해 교통 환경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속도가 느려 위험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고령의 운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운전자가 판단을 해서 인지능력, 상황판단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자각하면 장거리나 복잡한 시내 운전은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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