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미얀마 노동자 아버지 만나 눈물 터뜨린 김용균씨 어머니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일 20시 05분


조계종 주선으로 만남…자식 잃은 아픔 서로 위로
김씨 어머니 “억울하다” 눈물…딴저테이 아버지 “진실을 알고 싶다”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씨의 분향소에서 미얀마 노동자 고 딴저테이의 아버지 깜칫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해 도망가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2019.1.2/뉴스1 © News1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씨의 분향소에서 미얀마 노동자 고 딴저테이의 아버지 깜칫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해 도망가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2019.1.2/뉴스1 © News1

“너무 어린 나이에 우리 아들이 목숨을 잃었어요.”

법무부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추락사한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26)의 아버지 깜칫씨(53)가 고(故) 김용균씨(24)의 분향소를 찾았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깜칫씨를 만나자 눈물부터 흘렸다. 침착한 태도로 김씨 어머니를 위로하던 깜칫씨도 아들 얘기에 결국 눈물을 훔쳤다.

2일 오후 5시 깜칫씨는 아들 딴저테이씨의 동료 두 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씨의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분향소에 있는 김용균씨의 영정을 보고는 말없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추모기도를 했다.

김미숙씨는 깜칫씨를 소개받자마자 먼저 다가와 두 손을 붙잡고 위로했다. 김씨가 “얼마나 힘드시냐”며 눈물을 흘리자, 깜칫씨는 “너무 우시지 말고 건강 잘 챙기시라”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두 사람은 분향소 앞에 마주 앉아 서로 손을 꼭 잡고서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많이 억울하시죠. 저도 억울해서 미치겠다”며 시종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깜칫씨는 굳은 표정으로 “아들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다”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김용균씨에 대해 “너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안타깝다. (다음 생에는)좋은 세상에 태어나길 기도하겠다”며 김씨를 위로했다.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씨의 분향소에서 미얀마 노동자 고 딴저테이의 아버지 깜칫을 만나 김씨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해 도망가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2019.1.2/뉴스1 © News1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씨의 분향소에서 미얀마 노동자 고 딴저테이의 아버지 깜칫을 만나 김씨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해 도망가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2019.1.2/뉴스1 © News1
두 사람의 만남은 불교계(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주선했다. 딴저테이씨는 지난해 8월21일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해 창문으로 달아나다가 건물 아래로 추락해 뇌사 판정을 받은 후 사망했다. 그는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으로 넘어와 지난해 초 비자 연장이 안 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김용균씨는 지난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숨을 거뒀다. 김씨와 딴저테이는 사고 당시 각각 24세, 26세로 비슷한 또래다.

한편 김씨와 딴저테이를 위한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김씨의 죽음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비정규직을 철폐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딴저테이의 죽음 당시 채증한 영상 등을 공개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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