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알아” 靑경호처 직원, 술취해 시민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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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동석했다 자리 옮겼다고 주먹-발로 때려 코뼈 골절
연행땐 경찰관 얼굴 가격, 靑 “직위해제… 징계위 회부”

술을 마시고 시민을 폭행한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대통령경호처 소속 5급 공무원 유모 씨(36)를 폭행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10일 오전 4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30대 남성 A 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A 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 씨가 자신을 청와대 경호팀이라고 소개한 뒤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같이 마시자’며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며 “이후 자리를 옮겼더니 따라와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2명과 함께 온 유 씨는 혼자 있던 A 씨를 옆자리에 앉게 했고, 중간에 A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따라 나와 때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2층에 위치한 술집에서 1층으로 내려가려던 A 씨는 유 씨에게 주먹으로 맞은 뒤 뒷덜미를 붙잡혀 2층으로 끌려올라갔다고 한다. A 씨는 ‘내가 쓰러지자 유 씨가 내 얼굴 부위를 축구공을 차듯 10여 차례 걷어찼다’고 진술했다.

술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유 씨의 난동은 계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현행범으로 붙잡힌 뒤에도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며 욕설을 하면서 행패를 부렸다.

연행 과정에서 팔을 휘둘러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 씨에게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많이 취해서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유 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이후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0일 유 씨를 직위해제했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청와대 경호처 직원#술취해 시민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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