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폭행’ 영상 논란, 알고 보니 동생이 친형 폭행…경찰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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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9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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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영상 캡처
사진=보배드림 영상 캡처
서울 대낮 도로 한복판에서 택배 기사가 장애인으로 보이는 다른 택배 기사를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형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마포구 CJ 택배기사 지적장애인 폭행 영상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으로 2분27초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택배 물품을 함께 상차하던 두 남성 중 한 명인 A 씨가 상대 B 씨의 얼굴과 배 등을 수차례 가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2분간의 폭행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B 씨를 화물차 짐칸으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았다. 이후 화물차가 심하게 흔들린 것으로 보아 짐칸에서도 폭행이 계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형제 사이로 A 씨는 동생, B 씨는 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측은 19일 “때린 사람이 동생, 맞은 이는 형으로 밝혀졌다”며 “오늘 오전 중 두 사람 모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B 씨는 지적장애인이라고 한다. 이들의 이모부는 “언어장애가 있는 노모가 혼자 집에 있는 상태에서 환청을 듣고 집에서 불놀이를 하는 형을 집에 둘 수 없어 동생이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하는 것”이라며 “형의 이상 행동에 감정이 쌓인 동생이 사건 당일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화물차 차적조회를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이날 오전 A 씨와 B 씨를 소환 조사한 뒤 혐의점이 분명해지면 정식수사로 전환하고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폭행 경위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상습학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보배드림에 자신을 영상 속 폭행을 저지른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시고 가족은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이라며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몇 번을 말해도 (물건을) 알려주는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 더 죄송스럽다”며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 입원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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