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억원 상당 필로폰 밀반입 대만인 20명 적발…여행객 위장 입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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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시가 2080억 원 어치의 필로폰을 몰래 들여오던 대만인 20명이 수사당국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계한)와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전무곤)는 인천본부세관, 국가정보원과 공조수사를 벌여 대만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A 씨(29) 등 대만인 20명과 B 씨(51) 등 한국인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필로폰 62.3㎏(시가 2080억 원 상당)을 몸에 숨겨와 국내에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필로폰은 지난해 전국의 수사기관이 압수한 필로폰 총량(30.5㎏)의 2배가 넘고, 208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많은 양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여행객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비닐에 싼 필로폰을 붕대로 몸에 감고 몰래 입국하는 수법을 썼다. 이번 수사는 올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A 씨 등 4명이 팔에 필로폰을 숨겨 입국하려다 인천본부세관에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세관, 국정원 등과 공조해 나머지 일당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대만 현지의 마약조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할 운반책을 모집했다. 이번에 적발된 대만인들 중에는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의 여성 등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이 필로폰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도주할 경우를 대비해 대만인 감시책이 따라붙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B 씨가 필로폰 유통 총괄을 담당했다. B 씨의 지시를 받은 한국인 C 씨(50·여)가 대만인 운반책들과 연락하며 밀반입한 필로폰을 전달받았다. 일부 대만인 운반책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서울 명동의 물품보관소를 필로폰 보관 및 전달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에 검거된 이들 외에 달아난 대만인 5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했다. 또 압수한 필로폰의 출처와 밀반입 경위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최근 대만 폭력조직이 국제적으로 필로폰 대량 공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박광일 기자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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