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 포르노, 성폭력 피해 1위?… “피해자 영상 발견된 사이트 수백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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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4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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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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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가 전 남자친구가 보낸 성관계 동영상을 받아보고 위협으로 느꼈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구하라의 주장이 맞는다면 그 역시 리벤지 포르노의 잠재적 피해자 이기 때문.

4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구하라와 A 씨는 몸싸움을 했고, A 씨는 두 차례 구하라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보냈다. 구하라는 매체에 “그는 동영상으로 저를 협박했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 제가 낸 상처는 인정한다. 처벌을 받겠다. 하지만 그가 준 또 다른 상처는? 그는 협박범이다”라고 말했다.

누리꾼 일부는 구하라가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란,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연인 사이였을 때 촬영했던 나체 사진·성관계 동영상 등을 유포하는 것으로, 온라인이 일반화하면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접수된 리벤지 포르노 피해는 총 1295건으로, 피해자의 약 60%는 성관계 영상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와 관련, 리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지난 6월 CBS FM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찾아오는 피해자들은 어떤 유형이 제일 많나’라는 질문에 “동의 하에 찍었거나, 동의 하에 찍지 않은 성적 관계 영상물이 있지 않나. 그것이 동의 없이 유포된 경우가 가장 많다”라고 말했다. 센터를 방문하는 피해자들 중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 수가 가장 많다는 것.

‘주로 어디로 유포가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국내 사업자인 웹하드나 해외 불법 포르노 사이트에 많이 유포되고 있다. 저희 센터에 접수된 피해자의 촬영물이 발견된 포르노 사이트만 해도 200개가 넘는 수준인데, (200개 사이트 서버가) 거의 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국내에 서버를 두면 수사가 굉장히 쉽기 때문에 전부 다 해외에 서버를 두려고 하고 있다. 검거되는 사례도 있는데, 잡아보면 다 한국 사람들이고, 한국에서 다 운영을 하고 있는 그런 사이트다”라고 부연했다.

‘해외에 서버를 둔 포르노사이트에 유포됐다면, 어떻게 삭제하나’라는 질문에는 “사이트 관리자를 컨택할 수 있는 걸 알아내서 삭제를 요청한다든가 아니면 삭제요청 게시판이 있는 경우, 거기에 요청하는 서류 같은 것을 구비해서 드린다든가 하는 식으로 요청한다”면서 “그런데 사실상 강제권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성공률이 높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방법상으로는 아직 그게 불법 영역이 아닌 거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경찰이 수사를 하려고 해도 미국에서는 자기들은 법이 없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희가 연방법을 통과시켜려는 운동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서버는 단속이 안 되는가?’라는 질의에는 “아무래도 나라마다 법제가 다르다. 좀 그것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나라였고 또 추적이 쉽지 않다”라며 “정부도 미국하고 일본하고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같은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 공동으로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미국, 일본 등과 양자 사법공조회의를 개최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해외사이트에 불법 영상물을 유포하는 자는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받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구하라의 변호를 맞은 세종의 문진구 변호인 측은 4일 “지난 9월 27일 전(前) 남자친구 A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 처벌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라고 전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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