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사살, 마취총 다시 안 쏜 이유? “흥분해 시민에 위해가하면…더 큰 위험”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9월 19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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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 홈페이지
대전 오월드 홈페이지
관리 소홀로 동물원 우리를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것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등하는 등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대전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 측은 "퓨마 사살과 관련된 비난은 모두 다 저희가 감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상윤 대전도시공사 홍보팀장은 19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퓨마를 사살한 이유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다"라며 "퓨마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정말 더 큰 피해 아니냐. 동물을 보호하고 싶었는데 시민 안전이 더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누리꾼의 '사살 대신 마취총을 한 번 더 쏘지 그랬느냐'라는 반응에 대해선 "마취총을 쏘는 거리가 20~25m 정도다. 숲인데다 어두운 상태라 마취총으로 맞추기도 어렵고 맞춘다 해도 마취가 금방 되는 게 아니다. 또 마취총을 맞고 흥분해서 돌아다니면 위치를 더욱 찾을 수 없다. 거기에 퓨마가 흥분해서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시민들에게 위해를 가하면 그건 더 큰 피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첫 번째 마취총은 퓨마 엉덩이에 명중됐다. 하지만 약효가 빠르게 퍼지지 않았고 퓨마가 흥분 상태에서 바로 도망갔다.

통화 내내 이 팀장은 퓨마가 우리 밖으로 나가게 된 점, 사살하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퓨마가 우리 밖으로 나가게 된 실수는 입이 열개라고 할 말이 없다. 사과드린다. 대신에 상황이 벌어진 이후에 대응은 철저하게 준비된 매뉴얼에 맞춰 진행했다. 동물의 안전도 고려해 처음부터 마취해 포획하려 했다. 만약 퓨마가 시민들을 공격했다면 지금의 파장과는 비교할 수 없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15분께 대전 오월드 사육사는 사육장에서 퓨마 1마리가 사라진 것으로 발견하고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타격대, 동물원 측은 수색에 나섰고 오후 6시 40분께 동물원 내 배수구 인근에서 웅크리고 있던 퓨마를 발견했다.

동물원 측이 퓨마에게 마취총 한 발을 쐈지만, 퓨마는 마취되지 않은 채 달아났다. 이후 수색은 계속됐고, 오후 9시 45분경 우리에서 400m 떨어진 동물원 내 퇴비사 근처에서 퓨마를 재발견해 결국 사살했다.

퓨마가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퓨마가 멸종 위기종인데다 동물원을 벗어나지 않았는데 사살은 과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퓨마 사살과 관련된 국민청원도 수십건이 올라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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