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행정처’ 법원장들에 비자금 수천만원씩 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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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법원서 예산 빼내 조성
임종헌 “알아서 쓰시라” 이메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전국 일선 법원의 공보관실 예산을 모아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법원장들에게 5만 원권 현금 다발로 수천만 원씩 나눠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5년 3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서울중앙지법원장 2400만 원 △서울고법원장 1600만 원 △수원지법원장 1400만 원 △인천·대구·부산지법원장 각각 1200만 원 △대전지법원장 110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전국 법원장 회의가 대법원장 주재로 1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열렸던 회의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이 각 법원장에게 일종의 ‘하사금’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 이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각 법원장에게 “알아서 쓰시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5년 ‘전국 일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 3억5000만 원이 편성되기 전 “공보관실 운영비가 아닌 고위 법관 활동 지원경비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적힌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보관실 운영비가 처음 편성된 예산이므로 법원장들에게 편성 경위와 집행 절차 등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해명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양승태#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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