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6년만에 증가… 5만명 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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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1만3000명 늘어나, 초등생이 72%… 갈수록 연령 낮아져
중고생일수록 ‘사이버 괴롭힘’ 심해

매년 줄어들던 학교폭력 피해 학생 수가 올해 처음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5만 명으로 전체 학생의 1.3%다. 지난해 조사 때 ‘피해를 당했다’는 비율(0.9%·3만7000명)보다 약 0.4%포인트가 늘었다. 2012년 처음 조사를 시작한 이후 줄어들던 학교폭력 피해 비율이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조사는 올해 5월 온라인을 통해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전체 학생의 93.5%인 399만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가 두드러졌다. 전체 초등학생 중 2.8%(3만5900명)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피해를 당한 학생 5만 명 중 약 72%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은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중학생(0.2%포인트)이나 고등학생(0.1%포인트)보다 증가폭이 높아 학교폭력이 저연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34.7%), 집단 따돌림(17.2%), 스토킹(11.8%) 순으로 높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사이버 괴롭힘(10.8%)이 신체 폭행(10.0%)보다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특히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사이버 괴롭힘이 더 많았다. 중고교생 중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다는 비율(약 15%)이 초등생(9.2%)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심의 건수(3만993건)도 전년보다 32.1% 늘었다. 중학교가 1만5576건으로 심의 건수는 가장 많았으나, 증가율로 보면 초등학교가 전년 대비 50.5%로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숭의초 학교폭력 은폐·축소 사건 이후 경미한 사안도 학폭위를 열어 처리하면서 수치가 급증했다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늘어난 것에 대해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건 보도가 늘고 교육이 강화되면서 예전에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도 학생들이 폭력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피해 응답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학교폭력#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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