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나무에 묶어놓은 게 공개분양?…견주 해명에 ‘부글부글’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2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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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반려견을 길가에 버린 뒤 ‘공개 분양’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견주의 적반하장 식 태도에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누군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한 커피전문점 근처에 강아지를 버리고 갔다는 제보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 속 강아지는 목줄이 나무에 묶인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나무에는 “저를 데려다 키워주세요. ▲이름: 쫄쫄이 ▲성별: 암컷 ▲세월: 11개월 ▲특징: 대소변 잘 가림. 기본적인 교육을 받았음. ▲개인 가정 형편상 어려움이 발생하여 부득이 공개 분양합니다. 잘 키워주세요”라고 적힌 종이팻말이 걸려 있다.

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강아지는 폭염에 지쳐 위급한 상황이었다. 동물병원 측은 치료 뒤 유기견 센터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예방접종·중성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접 키우기로 결정했다.

제보를 접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견주의 책임감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날씨를 언급하며 날을 세운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견주로 추정되는 A 씨의 해명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 A 씨는 반려견을 버린 게 아니라 ‘공개 분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A 씨는 29일 ‘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도촌동에 강아지 버리고 간 사람 본인”이라며 “무조건 익명으로 부탁드린다. 본인들이 키울 것도 아니면서 왜 난리들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버린 거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공개 분양한 것”이라며 “그냥 버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다른 곳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한 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다. 다시 사정이 괜찮아지면 다른 아이 입양해서 이 아이한테 못준 사랑까지 더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진=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

A 씨의 해명을 본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적반하장 식 태도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페이스북 이용자 김** 씨는 “저게 버린 거지 뭐야? 공개분양이래ㅋㅋ 어이없네. 그렇게 당당하면 실명으로 올리든가. 욕먹을 거 아니까 무조건 익명으로 해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제보를 접한 동물권단체 케어는 1일 ‘분당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이 개의 주인을 찾아 동물학대로 고발할 예정”이라면서 “주인을 아시는 분은 케어로 제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물보호법 7조(적정한 사육관리)에 따르면 소유자는 동물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또 동물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경우, 그 동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물을 유기한 게 확인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성남시청 지역경제과 동물자원팀은 견주가 확인될 경우 행정 처분을 할 계획이다. 성남시청 지역경제과 동물자원팀 관계자는 2일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아직 견주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도 지인이나 지인의 주변에 입양시키는 등의 책임을 끝까지 져야했다”고 설명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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