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복직… 勞勞 갈등 불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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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직접고용 형평성 위배”… 현직 승무원들 집단소송 검토
‘특채 반대’ 靑청원 5건 올라와

코레일 노사가 2006년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을 특별 신규 채용하는 데 합의한 것을 두고 코레일 안팎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겠다”며 내린 결정이 또 다른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고 승무원의 코레일 본사 정규직 채용에 반대한다는 글이 5건 올라왔다. 각 청원에는 이날 오후까지 20여 명에서 많게는 230여 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한 청원인은 “대법원은 이들의 해고무효확인소송(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의 오기로 보임)에서 (중략) 원고패소 판정을 내렸다”며 “(이번) 조치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유린하는 반헌법적 행위이자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썼다. 이어 “지금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철도공사에 입사하기 위해 머리를 감싸고 몇 해 동안 피 말리는 공부를 하고 있다”며 이번 코레일의 결정을 “사실상 특혜”라고 지적했다.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소속 현직 승무원들은 이날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코레일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이보다 앞선 이달 중순 “해고 승무원만 본사가 직접고용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오 사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현직 승무원들은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이다.

2006년 해고 뒤 다시 복직한 한 현직 승무원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로 돌아온 뒤로 12년 동안 승무원 직접고용을 외쳐온 내부 목소리는 무시하면서 회사 밖 사람들의 요구를 먼저 들어주는 건 부당하다”고 했다. 자회사 소속으로 개별 복직한 해고 승무원은 약 70명이다. 이들은 승무직을 직접고용 대상으로 결론 낸 뒤에 해고 승무원을 사무직이 아닌 승무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다.

현직 승무원들은 특별 채용 대상 180여 명의 명단 공개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소속 한 조합원은 “채용 대상 180여 명 중에는 자회사 취업 경력이 있거나 스스로 승무원을 그만둔 사람도 많다”며 “이들 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채용 결과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채용 대상 180여 명 중 자회사 취직 경력이 있거나 자발적으로 퇴사한 사람은 선발 과정에서 걸러낼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채용 대상 규모만 파악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명단을 노사 모두 모른다. 채용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반발할 경우 또 다른 갈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코레일#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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