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영천시장 “전통과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융합도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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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문 영천시장 인터뷰

최기문 경북 영천시장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민 경제와 밀접한 역사문화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코스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천시 제공
최기문 경북 영천시장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민 경제와 밀접한 역사문화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코스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천시 제공
최기문 경북 영천시장은 13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옛날 사진을 확대한 액자를 공개했다. 1921년 당시 금호강을 가로질러 읍성과 들판을 이어주는 ‘영천다리’였다. 사진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를 갓을 쓴 선비들이 건너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조선시대 누각 조양각(朝陽閣)과 영천객사의 위치도 보여준다.

최 시장은 이날 조선의 지도 가운데 영천 읍성을 가장 상세하게 표현한 영양도(永陽圖)도 소개했다. 그는 “영천의 옛 역사와 뿌리를 느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라며 “집무실에 걸어놓고 볼 때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되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보수색이 짙은 곳으로 꼽히는 영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영천이 고향인 그는 행정고시로 경찰에 입문해 청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19, 20대 총선에서 영천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최 시장은 “그동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민심을 읽고 시민들의 고충을 헤아리려고 노력한 것이 지방선거에 반영된 것 같다”며 “이번 선거는 개인의 승리가 아닌 영천 시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의 뜻을 받들어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고 시정(市政)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당적 변화와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최 시장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에 소속되지 않는 편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리당략에 좌우되는 지금의 중앙 정치가 변하지 않는 한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단체장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시장은 “앞으로 지방자치에 정당은 크게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 공모 사업을 따내려면 치밀하게 준비하고 논리를 갖춰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경찰청장으로 일했다. 대통령비서실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모셨다. 그간 쌓아온 인맥을 잘 활용해 영천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최 시장은 ‘인구 늘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방침이다. 모든 공약 사업의 목표가 인구 증가와 맞물려 있을 만큼 절실한 문제로 꼽고 있다. 그는 “인구 10만 명 수준의 영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가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와 복지, 교육 인프라, 문화생활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주거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첨단 의료 시스템을 확충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기로 했다. 최 시장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전문병원을 유치할 것”이라며 “산부인과와 소아과, 종합건강검진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의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위해 최 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땅의 크기를 조사해 분양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최 시장은 “덩치가 큰 산업단지는 조성한 후에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기업이 바라는 부지와 위치 등을 파악한 후 맞춤형으로 분양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영천이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융합도시 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기존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면서 신성장 산업을 보강하는 쌍방향 전략이 필요하다”며 “제조업 중심이던 영천이 항공과 바이오, 의료 같은 미래 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의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후속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경제 생태계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최기문#영천시장#융합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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