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가능성이 있는 중국산 발사르탄(valsartan)을 함유하고 있을 수 있는 고혈압 약 219개 제품이 잠정 판매 중지됐다가 일부 제품의 판매가 재개 됐다.
이번 사태는 이른바 ‘카피 약’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약은 최초 개발사의 오리지널 약이 있고 15년 뒤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제약회사가 카피 약을 만들 수 있다. 오리지널 약과 카피 약은 성분이 동일하다. 하지만 원료수급과 제조과정에 따라 제품마다 효능과 부작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번 사태도 카피 약 원료인 중국산 발사르탄에 발암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이 섞여 있는 것이 확인돼 촉발됐다.
잘 만든 카피 약은 싼 값에 비싼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효과를 내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처럼 발암물질이 포함된 카피 약이 만들어진다면 엄청난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앞서 유럽 의약품안전청(EMA)은 고혈압 약 원료인 중국산 발사르탄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Nitrosodimethylamine·NDMA)’이 불순물로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NDMA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A군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2A군은 ‘인간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임을 뜻한다. 다시 말해 동물의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만, 인체의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한 물질을 뜻한다. 붉은고기나 원두커피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크릴아마이드’도 2A군에 속한다.
일부 전문가는 2A군에 대한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91개 품목(40개 업체)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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