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딸, 아빠 ‘호상’ 바라는 효심 절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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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15일 11시 16분


사진=원희룡 후보 페이스북.
사진=원희룡 후보 페이스북.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54)가 14일 토론회에서 제주 2공항 반대 농식농성을 했던 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가운데, 원 후보의 딸이라 밝힌 인물이 폭행 사건에 대한 심경을 밝히면서 ‘호상’(好喪)이란 표현을 써 일각에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14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 도중 단상으로 뛰어 올라온 제2공한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에게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사건 발생 다음날인 15일 원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원희룡 씨의 딸이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아빠 몰래 글을 올린다”는 글이 게시됐다. 원 후보는 딸만 둘을 뒀는데, 글을 쓴 딸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하는지 정말 모르겠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폭행)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빠가 호상당해야할텐데 라는 생각이었다”며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호상이란 무탈하게 오래살다 편하게 죽은 것을 가리킨다.

해당 글은 게재된 지 얼마되지 않아 삭제됐으나, 정치인의 사건과 관련 자식이 직접 나서 호소하는 글에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원 후보의 딸이라 밝힌 이가 쓴 ‘호상’이란 표현을 두고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의 마음은 이해가지만, ‘호상’이라는 표현은 상황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면서 특히 원 후보의 나이가 50대 초반인 점을 감안했을 때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살아있는 사람한테 호상 표현 쓰는 거 아님. 그 가족들한테도 쓰는 게 아닌데 그 가족이 아빠가 호상당해야 된다고 쓰니 당황스럽다”, “호상의 의미를 잘 모르나 봄. 아직 젊은 부모에게 호상을 운운하다니”, “의미는 알겠으나 이 상황에 쓸 표현은 아닌 것 같은데”, “대체로 맞는 말은 했다만 호상은 너무 갔다”, “그냥 장수하셨으면 좋겠다고 쓰지”,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등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반면 자식 된 입장에서 그의 표현이 이해된다는 이들은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딸로서 걱정스러워서 하는 뜻 같은데 저 말이 왜 논란이 되는 거지”, “딸 욕하는 사람들 단순무식하다. 폭력은 어떤 이유든 정당화될 수 없다. 호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글을 올린 이유를 봐라”, “글의 맥락을 볼 때 아빠가 크게 다치지 않길 마음에서 쓴 것”, “오래 같이 살게 해달라는 딸의 마음을 호상 하나 썼다고 물어 뜯냐”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치인의 사건·사고와 관련 자식들이 관여해 오히려 논란을 키운 사례 중에는 2014년 정몽준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는 글을 남긴 것이 대표적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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