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원 중단 해놓고… KIEP “폐지 결정 안타깝다” 논란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1일 22시 00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폐쇄 결정을 내린 가운데, 예산 중단을 결정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폐지 결정은 매우 안타깝다”고 밝혀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다. 원인 제공자가 ‘유체이탈’식 화법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재영 KIEP 원장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KIEP는 그간 한·미 관계와 공공외교를 강화하고자 노력해왔으나, USKI 측의 최종 폐지 결정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KIEP는 이어 “SAIS와 앞으로 더욱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그간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를 불식하고 보다 긴밀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IEP는 한국학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한미연구소가 폐지되면서 세계적 외교전문대학원인 SAIS에서 반한 감정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학계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 강화’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SAIS는 조지타운대, 조지워싱턴대와 함께 워싱턴 외교가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학교인데 여러모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IEP를 관리감독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 성경륭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연구소) 그분들의 경험과 지식, 한국에 대한 애정을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예우하고자 한다”며 “아직은 그분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통로로 진심을 알리고 내가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포함해 우리가 가진 모든 채널을 살려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USKI 산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독자 생존을 선언했다. 운영자인 조엘 위트 SAIS 선임연구원은 성명을 내고 “38노스는 USKI의 ‘종말(demise)’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SKI 이사장을 지낸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한반도 전문가 돈 오버도퍼,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미대사,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특사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USKI의 역사를 감안할 때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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