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채무제로’를 기념해 심은 경남도청 정문의 주목이 말라들어가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도청 정문의 ‘홍준표 주목(朱木·사진)’이 최근 줄기가 부쩍 마르는 등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도청에서 물주기 등 기본적인 관리는 충실히 하는데도 보름 전부터 줄기 아래쪽이 벌겋게 마르고 생기도 떨어졌다.
나무 상태가 안 좋아진 것은 지난겨울의 강추위와 극심한 가뭄, 도심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백 년’을 간다고 할 정도로 생명력이 질긴 나무다.
이 나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도의 채무를 모두 갚은 것을 기념해 심은 것이다. 표지석에도 ‘채무 제로 기념식수’라고 적혀 있다.
2016년 6월 1일 첫 식수는 사과나무(홍로)를 심었다. 그러나 기후와 토양이 맞지 않아 5개월 만에 말라죽었다. 경남도는 같은 해 10월 주목으로 교체했다. 이 주목도 6개월 만에 말라 들어가자 2017년 4월 진주의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기고 현재의 40년생 주목으로 다시 심었다.
지난해 9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경남도 채무 제로가 도민의 눈물과 피땀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한경호 도지사권한대행에게 나무를 뽑아버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나무 옆에 홍 전 지사를 비난하는 팻말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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