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러시아 하늘길 처음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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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러시아 정기노선 취항… 인천-김해공항 이어 전국 세 번째
4월 6일부터 매주 3회 운항키로
러시아, 10대 訪韓 관광시장 꼽혀… 관광-의료산업 성장 기대감 상승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구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노선이 늘면서 연간 이용객이 350만 명을 넘어섰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구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노선이 늘면서 연간 이용객이 350만 명을 넘어섰다. 대구시 제공
대구국제공항 개항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로 통하는 하늘길이 열린다. 인천과 김해공항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다. 대구시는 지역 경제와 관광, 의료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노선 개설로 대구공항 정기 노선은 국내선 3개, 국제선 16개 등 19개로 늘어난다.

저비용항공사 티웨이항공은 4월 6일부터 대구∼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정기 노선을 취항한다. 매주 월, 수, 금요일 3회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월요일은 오전 7시 50분 대구를 출발해 11시 45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12시 45분 출발해 오후 2시 50분 대구에 도착한다.

수요일과 금요일은 오전 10시 35분 대구를 출발해 오후 2시 35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오후 3시 35분 출발해 오후 5시 35분에 대구에 온다. 좌석은 189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요금은 대형 항공사보다 저렴한 왕복 40만 원대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어로 ‘동방정복’을 의미하는 블라디보스토크는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열면서 한국에 많이 알려졌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옛 소련 태평양 함대의 최전선 기지 역할을 맡으면서 외부 출입을 통제했지만 1992년 전면 개방한 이후 국제도시로 떠올랐다. 러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유럽과 아시아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대구시는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이었던 우수리스크, 러시아 극동지역의 중심인 하바롭스크까지 아우르는 거점 도시로 이 지역 교류를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게 대구시의 분석이다.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보스토크를 신(新)동방정책의 핵심지역으로 개발하는 것도 대구시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014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지역 경제 성장과 투자 유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유무역항지대와 극동 선도사회경제개발구역 조성이 추진 중이다. 시는 블라디보스토크 정기 노선 취항으로 대구와 러시아의 경제 협력뿐 아니라 인적, 물적 교류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의 관광 및 의료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10대 방한(訪韓) 관광시장으로 꼽힌다. 2014년 한국-러시아 무비자협정 발효 이후 관광객이 늘고 있다. 2016년에 23만 명을 돌파하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시는 러시아 의료관광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유치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러시아의 방한 의료관광객은 2016년 2만5533명으로 국내 유입 국가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대구를 찾는 러시아 의료관광객은 2015년 291명에서 2016년 1295명으로 345% 늘었다. 한국의료관광의 본거지로 꼽히는 블라디보스토크 취항으로 의료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번 취항을 계기로 러시아 추가 노선 개발에 나섰다. 한국공항공사와 협업해 하바롭스크 노선부터 개척한다. 박대경 대구시 공항정책과장 등 러시아 극동지역 노선 개발팀은 조만간 하바롭스크 국제협력부를 비롯해 산업교통부, 관광부, 공항 운영기관을 방문해 정기 노선 취항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러시아 극동지역 항공 노선 확대를 대구의 경제 문화 관광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며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다변화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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