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간증’ 교회 측 “이력 몰랐다” 해명…비난 줄 잇자 SNS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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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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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누리교회 페이스북 캡처. 현재는 삭제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갈무리 사진이 확산했다.
사진=온누리교회 페이스북 캡처. 현재는 삭제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갈무리 사진이 확산했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사법연수원 20기)이 한 교회에서 “제 교만을 반성한다”며 간증한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며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해당 교회 측이 해명을 내놨지만 대체로 누리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안태근 전 국장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이어지자 온누리교회 측은 지난달 31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렸다. 교회 측은 이 글에서 “안태근 씨의 온누리교회에서의 세례식 간증은 그분이 고위층 이력이 있다고 특별하다고 인정해서 세운 것이 아니며, 또한 일부 언론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간증을 하고 다닌 것’이 아니라, 매월 세례식에서 이루어지는 고백에서 그때 세례 받는 사람들을 대표로 한 사람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교회에서 세례식에서 고백을 하는 사람의 과거 이력까지 샅샅이 조사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러나 교회에서 세례 받은 성도로서 과거에 불미스런 사건의 가해자였다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사죄 받는 행동을 보이도록 권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전 국장의 전 이력을 잘 몰랐다”는 교회의 해명에 누리꾼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6월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사실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간부들과 저녁을 먹은 뒤 간부들에게 70만∼100만 원씩 격려금을 줬고, 이 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안 전 국장은 앞서 확산한 해당 교회 간증 영상에서 이 사건을 ‘뜻하지 않은 일’로 표현하며 “선후배 동료나 친지 분들이 너무 억울하겠다며 같이 분해하기도 하고 위로해 줬다. 그렇지만 그 일을 겪는 과정에서 저와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서 하루하루 괴로워하며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담당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세웠다”는 해명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교회 측에서 안 전 국장의 과거 이력이나 사건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은 채 간증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온누리교회 측은 지난 1일 해당 글을 삭제하고 페이스북 계정도 닫았다. 2일 온누리교회 공식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현재 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보인다. 계정을 비활성화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회 측 입장문을 갈무리한 이미지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앞서 지난달 30일 논평을 내고 “이것은 검사 한 사람에 대한 성추행이 아니다. 검찰과 법조계 전체에 대한 추행”이라며 “교회로서 부끄러운 것은 가해자 안태근은 자신이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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