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도 前여경도 “나도 피해자… 더는 침묵 말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사회 전반으로 번지는 ‘미투’ 바람

조희진 단장 “모든 관련자 조사” 검찰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1일 조사단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희진 단장 “모든 관련자 조사” 검찰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1일 조사단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가 성추행 피해 경험을 폭로한 후 사회 전반으로 ‘#MeToo(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 정치인부터 일반인까지 자신이 당한 성폭력 피해 경험담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서 검사에게 지지를 표시했다.

○ 각계에서 미투 운동 확산

경기도의회 이효경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도 1일 페이스북에 ‘#MeToo’ 해시태그를 달고 동료 남성 의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이 의원은 ‘6년 전 상임위 연찬회에서 회식 후 의원들과 노래방에 갔는데 한 동료 의원이 춤추며 내 앞으로 어영부영 오더니 바지를 확 벗었다. 잠시 당황. 나와서 숙소로 갔다. 밤새 내가 할 수 있는 욕 실컷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연찬회 참석 위원 가운데 여성은 혼자였고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왕따가 될 거로 생각했다. 늦었지만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행동을 응원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적었다.


지난달 31일에는 경찰대 출신 여성 언론인 임모 씨가 자신의 SNS에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2015년 경찰청 재직 당시 직속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을 남겼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는 뜻에서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임 씨는 “외부 위원이 참석한 위원회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가해자는 징계를 받지 않았다. 가해자는 나중에 해외 주재관으로 선발됐다 한다”고 썼다.

MBC의 한 간부급 드라마 PD가 회사 동료를 성추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MBC는 1일 “A 드라마 PD가 지난해 프로그램 제작 당시 다른 PD를 성추행한 사실이 일부 확인돼 지난달 16일 대기발령을 내렸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는 정보가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MBC 여사우협회가 사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외부로 알려졌다. MBC는 조만간 A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 검찰 진상조사단 본격 활동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1일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사 활동을 시작했다. 부단장에는 검찰 내 성폭력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 인증을 최초로 보유한 박현주 수원지검 부장검사(47·31기)가 임명됐다.

조희진 단장(56·19기·서울동부지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의혹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하겠다.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셀프 조사’ 지적에 대해서는 “외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단의 상부에 두고 조사 과정을 수시로 보고해 조언을 듣는 방안을 검찰총장에게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서 검사가 “지난해 9월 말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메일로 전달했지만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까지는 “박 장관이 편지함을 확인해봤는데 이메일을 받은 게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약 두 시간 만에 법무부는 “이메일을 받았고 즉시 해당 부서에 내용을 파악하고 서 검사와 면담하라고 지시했다”며 말을 뒤집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남경현·조윤경 기자
#서지현#창원지검#통영지청#검사#성추행#폭로#metoo#미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