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신생아 구조’ 자작극 여대생, 만삭인데 가족들 왜 몰랐나?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31일 09시 40분


한파 속 신생아 구조 자작극

사진=채널A
사진=채널A
영하의 한파 속에 광주 한 아파트에서 버려진 신생아를 구조했다고 신고한 여대생 A 씨(25)가 신생아의 친모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한 홍석봉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1팀장이 “A 씨를 입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 팀장은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산모가 아이를 유기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해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부분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팀장에 따르면 A 씨는 실제로 아이를 바깥에 유기한 것이 아니라 유기된 아이를 구조한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이기 때문에 혐의를 묻기는 어렵다.

광주 지역 모 대학교의 휴학생인 A 씨는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작극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홍 팀장은 “부모님한테 혼나는 게 두렵고 하니까 양육을 포기하려고 자작극을 벌인 건데, 사실대로 말을 하려다가 어느 단계가 지나니까 말을 못 하겠더라며 죄송하다고 A 씨가 진술했다”고 전했다.

홍 팀장에 따르면 A 씨는 사건 당일인 30일 친언니의 집에 머무른 상태였으며, 그날 새벽 3시30분경 양수가 터져 화장실에서 혼자 아이를 출산했다.

만삭임에도 불구하고 A 씨의 언니가 임신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대해서는 “A 씨가 집에 왔을 때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었고 겨울철이라 (옷이 두꺼워)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A 씨의 언니가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이 오셨는데, 당신들한테 얘기를 했으면 됐을 텐데 왜 얘기를 안했냐고 우시고 그러더라”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A 씨는 저희와 처음 대면했을 때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가는데 복도에서 고양이 울음소리 비슷한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영아가 있어서 데리고 들어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아의 상태를 보니 영아의 배꼽에 탯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다는 얘기고, 영하 8도 정도에서 영아가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됐다면 바닥에 양수나 혈흔 같은 것이 얼어 있다든지 이런 부분이 보여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며 “조금 이상하다고 그렇게 추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이 아파트 전 세대에 대해서 1:1 탐문수사를 실시하고 A 씨나 언니, 형부한테 당신들이 신고자이기는 하나 유전자 감정을 다 실시할 계획이니 협조해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A 씨가 처음에는 전혀 내색을 않고 있다가 진실을 얘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아이의 상태에 대해 “아주 예쁘고 건강한 상태”라며 “아이는 일단 엄마한테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