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자에 ‘X’ 발라서 반품”…고객과 택배기사 도 넘은 감정싸움, 왜?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16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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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엘비파크 게시물
사진=엠엘비파크 게시물
사진=엠엘비파크 게시물
사진=엠엘비파크 게시물
한 고객이 손수레로 택배 상자를 날랐다는 이유만으로 택배 기사를 협박하고, 반품 택배에 ‘대변’까지 묻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국내 최대 메이저리그 커뮤니티 사이트 ‘엠엘비파크’에는 “손수레로 끌고 온 택배에 똥 발라서 반품한 주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손수레로 배송한 물건 반품 나와서 가지러 갔다”며 “박스 겉면에 똥 같은 게 잔뜩 발라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사진을 보면, 큰 상자 겉면에 대변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라져 있다. 글쓴이는 “차에 실었는데 똥 확실하다. 차 안에 똥 냄새 진동한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택배 기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에 앞서 다른 게시물을 통해 택배 물건을 손수레로 배송것에 불만인 고객의 항의·협박을 받았다며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고객은 글쓴이가 일하는 택배 회사 홈페이지에 “비가 오는데 손수레로 택배 배송해주신 것에 대해 정말 실망했다. 저와의 약속을 깨시고 이런 식으로 일을 하시면 이번 건 반품비는 제가 물을 수 없다. 본사에 어제 말을 해 놨다. 어제 온 2건의 반품비는 배송 아저씨께서 책임 져 달라”라는 내용의 항의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문자 캡처 사진을 보면, 글쓴이는 “손수레는 택배인들의 필수아이템. 이게 없었다면 벌써 허리, 어깨 다 없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해당 고객은 “요즘 사람들은 깐깐하고 다 야무지고 그렇다. 쉬운 게 어디 있나. 아저씨가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나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고객은 “소비자(한테) 맞춰주면 자존심 상하세요?”, “우리 동네에선 (손수레로 배송하는 택배 기사는) 아저씨 말고 없다. 남의 돈 편하게 벌고 싶나” 등의 말을 했다. 이에 글쓴이가 “앞으로 XXX호는 항상 손수레로 배달해드리겠다”고 응수하자 “본사에 신고하겠다. 아저씨 그만두게 해달라고 말하겠다”고 협박했다.

네티즌 일부는 사진 속 반품 택배에 대해 “진상 고객의 복수”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와 대박이다. 박스에 묻힌 거, 작정하고 묻힌 거다. 문손잡이에 묻히지 그러셨나”(ㅇㅅ****), “의도적으로 대변 발라 놓은 건가. 택배 기사님도 사람인데”(ㄸ****), “저런 건 본사에 ‘똥칠되어 있어서 접수 불가’라고 연락 때리고 거부했어야지”(ㅇ****), “택배계에 블랙리스트로 올려 배달 안 해줬음 좋겠다”(ㅁ****), “환자 같다. 분명히 정신적으로 병이 든 거다. 저런 사람은 큰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 격리가 필요”(ㅇ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단, 해당 고객이 손수레로 배송하는 것에 대해 왜 반발하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망가지기 쉬운 물건을 배송시켜서 배송 방법에 민감할 수 있다’, ‘섣부른 비난은 금물’ 등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해당 택배기사가 소속된 회사 관계자는 16일 동아닷컴에 “해당 일화는 있었던 일이지만, 고객님께서 왜 손수레로 배송하시는 걸 싫어하는지는 저희도 모른다”며 “고객 분이 최근 회사 측 상담원에게 ‘비가 와서 찝찝하다. 손수레로 배송하지 말아달라’라고 말씀하셨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택배 물건이 무거우니까 손수레를 가지고 다니지 않겠나. 원래 택배 기사들은 손수레 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물건이 무거우니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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