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이 121곳 모니터링… 인력난 허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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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종자전환 등 맞춤방제 개발… 검역과 생물안전 투자 늘려야”

21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전시관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국립생태원은 외래생물 관리 주무를 맡고 있는 환경부 산하기관. 어류, 포유류, 곤충, 식물 등 각 생물종 전문가 12명이 교란생물 모니터링 조사(121지점), 외래생물 정밀조사(6종), 전국서식실태조사를 포함해 5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사업별 예산은 10억 원 미만으로 올해 외래생물 관리사업 총예산은 42억 원이다. 생태원 관계자는 “연중 100일 이상 외부 탐사를 나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외래생물 피해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보통 국내에 천적이 없는 데다 번식력이 좋아 확산 속도가 자생종보다 몇 배 빠르기 때문이다. 2013년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발견된 도깨비가지는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된 후 분포면적이 오히려 400m²로 늘었다. 인천 강화 동막해수욕장의 갯줄풀과 영국갯끈풀은 6개월 새 분포면적이 2배가 됐다. 홍선희 고려대 환경생태연구소 교수는 “일반적으로 100m 정도 제방에 자생식물 50종가량이 서식하는데 생태계 교란생물 ‘가시박’이 들어온 곳엔 가시박 한 종만 남고 모두 사라진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방제 방식은 아직 후진적인 수준이다. 24일 강원 원주시는 문막교 일대 축구장 35개 넓이(25만 m²)의 가시박 밭을 굴착기로 갈아엎어 박멸했다고 밝혔다. 생태원 관계자는 “10월이면 가시박 씨가 열리는데 이 같은 방제는 오히려 씨를 넓고 깊게 퍼뜨리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외래생물 연구 선진국들은 천적이나 종자 전환 같은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맞춤방제법을 개발하고 있다. 권오석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경제 발전 수준에 맞게 검역과 생물안전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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