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4차산업혁명, 청소년 창업교육으로 대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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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체의 좌우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여성은 신발가게에서 기성품 신발을 사게될 경우 어느 한쪽 발은 완벽하게 편한 신발을 신을 수 없다. 왜 그래야 할까? 3D 프린터는 이런 고민을 말끔하게 해소해준다. 마치 아침밥을 밥솥에 예약해 두듯이, 프린터에 내가 원하는 사이즈를 입력하고 내가 원하는 재질과 디자인을 입력해 두고 아침에 내 양쪽 발에 꼭 맞는, 그것도 세상에는 하나밖에 없는 그 신발을 신고 가면 된다.

4차산업혁명의 개념이나 정의에 대하여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몇 가지 예를 보더라도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건 간에 초지능과 초연결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은 우리 삶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교육과 많은 청년들의 삶을 괴롭히고 있는 일자리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어진 정답이 있는 지식을 찾아내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은 마치 신발공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듯이 효용가치를 급격하게 잃게 된다.


격변하는 사회에서 학교가 도태되지 않으려면 학교교육은 학생들의 문제해석과 해결의 역량을 길러낼 수 있도록 교과중심이 아니라 역량중심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학교는 박제화된 지식을 전수하는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을 위한 교육을 직접 다루어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암묵적으로 해오던 삶의 교육은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 행복해진다’라는 지극히 몰개성적이고 일반적인 훈시의 방식이었다. 학생이 다르고 시대가 다른데 모두에게 공통되는 복음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고 삶의 무늬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또 옷감을 짜나갈 것인가를 묻고 대답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학생들의 이런 진로디자인과 실행역량은 새롭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해 봄으로써 길러질 수 있다. 세상에는 교과서나 언론에 등장하지 않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새로운 진로개척자들이 많으며 그들은 고난과 역경을 겪지만, 스스로가 설정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을 디자인해가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격변하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 갈 인물들이다. 진로개척과 디자인 역량은 바로 오늘날 OECD 많은 나라의 진로교육과정에서 강조되고 있는 앙터프레너십교육(창업교육) 핵심이다. 이런 창업교육과정은 스타트업이나 사회적 벤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있어 청년취업난을 해결하는 해법으로도 중요시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 창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교육부에서도 청소년들의 창업정신교육을 위해 창업체험프로그램, 창업체험센터 시범운영, 학생들에게 젊은 창업가들을 소개해주는 온라인진로교육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부처와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종합적인 창업교육종합방안도 곧 제시된다고 한다.

창업교육을 위해 가르치는 사람들의 전문성과 열정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창의적 프로그램 개발, 외부자원과의 연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자녀들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을 확장하는 학부모교육도 물론 동반되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수년간 학생들에게 창업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진로성숙도 수준의 차이, 학업성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남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도 있구나 하는 개척정신’, ‘나도 의미 있는 것을 해낼 수 있구나 하는 자존감’, ‘감추어진 끼와 반짝거림’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역량은 이 교육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잠재된 역량을 발현하기에 최적화된 교육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4차산업혁명#청소년 창업교육#창업체험프로그램#3d 프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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