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상 취소요청 서한, 원세훈에 보고뒤 실제 발송

  • 동아일보

국정원개혁위, 추명호 수사의뢰 권고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인 ‘자유주의 진보연합’을 지원해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취소해 달라는 서한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보낸 것이 확인됐다고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16일 밝혔다.

개혁위는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확인한 결과 2010년 3월 국정원 심리전단이 ‘자유주의 진보연합’을 통해 DJ 노벨상 수상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다는 계획을 원세훈 전 원장 등 지휘부에 보고한 것을 확인했다고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해당 단체는 대표 명의로 같은 달 9일 ‘김대중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영문 서한을 예이르 루네스타 노벨위원회 사무총장 앞으로 발송했다. 이 단체는 서한에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경제적 지원이 절실했던 김정일과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관철하려는 DJ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며 수상 취소를 요구했다.

개혁위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2016년 7월 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처가 주식 매각 등으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이 되자 관련 동향을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추 전 국장이 2014년 8월 부임 후 최순실 씨와 미르재단 등 관련 첩보를 170회 작성했지만 원장 등에게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추 전 국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대중#노벨상#취소요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