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배재대-한남대 ‘같은 배’ 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하반기 대학구조개혁 평가 앞두고 학점교류-복수학위-인프라 공유 등 대전지역 기독교대 연합 협약 체결

27일 박노권 목원대 총장과 김영호 배재대 총장, 이덕훈 한남대 총장(왼쪽부터)이 연합대학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세 총장은 연합대학 전략으로 대학의 공동 생존과 번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목원대 제공
27일 박노권 목원대 총장과 김영호 배재대 총장, 이덕훈 한남대 총장(왼쪽부터)이 연합대학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세 총장은 연합대학 전략으로 대학의 공동 생존과 번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목원대 제공
대전의 기독교 사학인 목원대와 배재대, 한남대가 기독교 정신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기독교 대학 연합’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목원대 박노권 총장과 배재대 김영호 총장, 한남대 이덕훈 총장은 학점 교류와 복수학위, 공동교양학부, 인프라 공유 등을 골자로 하는 ‘대전지역 기독교대학 연합’ 협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 기독교 기반의 3개 대학 연합

올해로 개교 60주년의 목원대와 132년 전통의 배재대는 각각 학생수 1만 명 안팎의 감리교단이다. 개교 61주년을 맞은 한남대는 학생수 1만3000명으로 장로교에서 설립했다.

오랜 전통과 비슷한 규모, 기독교 기반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 관계를 이뤄오던 이들 대학이 연합 전략을 펴기로 한 것은 최근 점차 심화되고 있는 대학의 위기가 반영됐다. 입학생이 점차 감소해 당분간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데다 점수가 낮을 경우 제재가 가혹한 정부의 대학 평가가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당장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하반기에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들 3개 대학은 3월부터 총장단과 실무진 협의를 통해 생존 및 발전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들 대학 관계자는 “각 대학의 장점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과제를 발굴해 전략적으로 연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3개 대학은 기독교 정신에 기반을 두고 설립돼 공동의 이해에 도달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은 학교 간 물리적 통합 없이도 공동 발전 전략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각 분야의 연합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확대하고 인적 물적 공유를 통해 불필요한 투자를 예방해 대학 경영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 “학사·인프라 공유로 공동 번영”

구체적인 계획을 살펴보면 △강좌의 교차수강과 학사관리 공동운영 △정규 및 비교과 프로그램 공동 개설과 이를 위한 교환교수제 운영 △학생창업과 취업캠프 상호 협력 △교육과 연구, 산학, 시설 등 대학 인프라에 대한 공유 △전공교과 공동학위과정 운영 △재정지원 사업 공동 참여 등 6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협약대학 교무처장, 기획처장 등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27일 목원대 본부 스톡홀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박 총장은 “한국 대학이라면 어디나 겪고 있는 재정 위기와 신입생 감소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기독교계 대학이라는 공통점을 찾아 협약을 추진했다”며 “우선 채플 등 공통된 기독교 과목부터 교류를 시작해 상호 학사 관리까지 분야를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3개 대학은 설립 정신이 같을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서 각자 중요한 역할을 맡아오면서 소중한 경험과 우정을 쌓아왔다”며 “연합대학 출범을 통해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사업이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 공동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장은 “우리 3개 대학 연합은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들의 유사한 연합과 성격이 다르다”며 “이 한 걸음이 시작은 미약하지만 앞으로 참여 대학들이 공동 발전하는 데 큰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목원대#배재대#한남대#대학구조개혁 평가#기독교대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