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비정규직女… 고혈압 위험 1.4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정규직 여성보다 유병률 높아
남성은 유의미한 차이 없어… 여성 고용불안 스트레스 취약한 탓

비정규직 여성의 고혈압 유병률이 정규직 여성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직장인 5338명을 정규직(남성 2167명, 여성 1326명)과 비정규직(남성 714명, 여성 1131명)으로 나누어 고용 형태와 건강 상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정규직 여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정규직보다 1.42배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유의미한 고혈압 유병률의 차이가 없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보다 건강한 삶을 실천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적은 데다 늦은 퇴근 뒤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을 폭식하는 등 식습관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비정규직 남녀 간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남녀 모두 비정규직이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직업의 불안정성에 따른 불안과 스트레스가 더 커 고혈압 유병률도 높았다”고 추정했다.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검진 이용률 역시 남녀 모두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떨어졌다. 검진 이용률은 비정규직 여성이 정규직보다 0.56배, 비정규직 남성은 정규직보다 0.72배 낮았다.

박 교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건강검진 이용률이 낮아 건강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예방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비정규직#고혈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